한 동양 철학자가 노자의 첫 구절인 ‘도가도 비상도’ 를 가지고 몇 시간을 강의하는 걸 본 적이 있다. 그 글귀가 노자사상의 핵심이고 나머지는 해설에 불과한 듯이 얘기했다. 얼마전 유튜브에서 한 문학교수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십여 쪽 단편소설 ‘바벨의 도서관’의 첫 페이지를 가지고 몇 시간에 걸쳐 강의를 했다. 한번도 접한 적이 없는 보르헤스의 작품 세계를 들여다보고 싶은 호기심이 생겼다. 인내심을 가지고 보르헤스의 단편집 ‘픽션들’ 을 완독은 했으나 현실과 허구의 미로를 헤매는 느낌이었다. 재미도 없고 뭔 소리인지… 푸코 같은 프랑스 철학자나 저명한 문인, 예술가들에게는 커다란 영감을 주었다지만 일반 독자들이 이해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남의 얘기를 빌린다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