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전 3

결정적 순간 /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사진전 / 예술의 전당

브레송의 작업 방식은 직관과 본능에 의거하여 진정성을 포착하는 것이었다. 일체의 인위성에 반대하여 연출이나 플래시, 크롭하는 행위를 배제하는 대신, 대상이 완벽히 정돈되면서도 본질을 드러내는 순간에만 셔터를 눌렀다. ‘결정적 순간’이다. 에즈라 파운드와 한시간 반 동안 대화하면서 단지 6컷 만을 찍었다. 그 중 두 개는 쓸 만했고 두 개는 버렸다고 한다. 그는 뷰 파인더 안의 모든 사물들이 연계되고 조화롭게 되는 결정적 순간만을 포착했다. 당시 카메라의 기술적 한계가 영향을 끼쳤겠지만 결정적 순간을 포착해야 한다는 본질은 유효하다. 왜 사진을 찍을까? 어떤 것은 서사적이고 어떤 것은 미학적 인 것이지만 무엇이든 간에 기록하기 위해서 일 것이다. 잘 찍은 사진이 좋은 사진은 아니다. 그의 말을 빌리면 2분..

ENJOY/미술 2022.06.29

창문을 통해 어렴풋이 / 사울 레이터 사진전 / 피크닉

컬러 사진의 선구자라는 말에 그는 ‘당시 나 말고도 칼라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라고 말한다. 그의 나이 80세를 훌쩍 넘긴 2000년대 중반에 1940년대에 찍은 컬러 사진이 재평가를 받으며 대중에게 알려졌다. 창문으로, 흐린 유리창으로, 차양 밑으로 아니면 틈새로 근경, 중경, 원경이 각기 빛을 발하는 그만의 구도로 사진들을 찍었다. 심지어 패션 사진에도 배경이나 장식을 모델만을 도드라지게 만드는 소품으로 하지 않고 모든 것을 구도의 일부분으로 여겼다. 주연과 조연을 강조하는 세상에서 모두가 주연인 상황을 좋아했고 그것을 담았다. 작가가 보려는 것이 무엇일까? 이를 짐작하기 위해 작품을 먼저 보고 작품명을 추론해 보았다. 잘 맞지 않았고 ‘무제’인 작품도 꽤 있었다. 제목이 작품을 이해하는..

ENJOY/미술 2022.01.12

The Last Print / 라이프 사진전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기자들이 찍어 온 수 많은 사진들 중 엄선된 몇 개만이 ‘라이프’지에 실린다. 그렇게 실린 최종본 사진 중에서 백여 개를 추린 사진전이다. 사진 한 장이 수 많은 글과 말보다 감동을 주기도 하지만, 보는 사람들을 진지하게 만드는 것은 흑백 사진이 주는 무거움보다는 바꿀 수 없는 역사적 순간들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팬데믹이 된지도 일년 반이 지났으나 변종들로 재유행이 되고 있다. 마스크를 낀 채 관람하는 사진 이것도 역사가 되려나…

ENJOY/미술 2021.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