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6

(인천) 액자 같은 바다 풍경이 있는 플로레도 커피 선재도

안산에 속하는 대부도 와 인천에 속하는 선재도와 영흥도가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선재도를 지나면서 시커먼 뻘들이 나타난다. 지금이 썰물시간대인가 보다. 영흥대교 직전에 있는 플로레도 커피는 겉보기에 평범해 보인다. 뻘만 보이는 볼품없는 바다 풍경을 걱정하며 들어선 순간 출렁이는 바다가 눈 앞에 펼쳐진다. 보기만해도 시원한 청량감이 솟아난다. 3층 전망이 가장 맘에 들기도 하지만 전망을 마치 커다란 액자처럼 만들어주는 통창이 더욱 좋다. 긴 장마에서 벗어나 폭염이지만 냉방된 방에서 보는 하늘은 푸르고 맑고 신선하다. 흰 솜처럼 부드러운 구름이 지루해지기 쉬운 공간에 활력을 주고 있다. 푹신한 소파에서 찰나적으로 무아를 즐겨본다.  아쉽게도 나름 알려진 명소인지 사람이 많아 조용하진 않다. (2024.07...

FEEL/국내 여행 2024.08.01

(예산) 창소유수지공원 그리고 (아산) 카페 아레피

홍수 시 도시의 넘치는 물을 임시 저장하며 배수하는 유수지라 망가져도 아깝지 않을 정도의 관리만 하는 듯하다. 넓은 터에 바둑판 모양으로 구획된 시멘트 길을 따라 기생초가 화사롭게 피어 있다. 기생이라… 옛 말이 되어 버렸지만 노골적인 화려한 색감 때문인 듯, 그래도 떼창하듯 피어 아름답기만 하다. 그에 비해 보러 온 연꽃은 양념이다. 니오면서 들른 예산 사과를 표현한 화장실 벽화가 이채롭다. 카페 아레피는 카페용으로 마음 먹고 지은 창의적인 건축물이다. 앞에 설계자 이름이 크게 써져 있음은 그의 자랑스런 작품임을 반증한다. 카페 전면에는 저수지가 넓게 자리잡고 있다. 좋은 장소에 멋진 건축물이다. 노출 콘크리트와 유리를 주재료로 하여 개방감이 있게 꾸민 다양한 공간들이 특이하다. 지금은 무더운 날씨라 ..

FEEL/국내 여행 2022.07.28

(가평) 이정웅스페이스

카페와 미술관을 겸하는 이정웅스페이스는 군더더기 없는 박스형 건물로 가평 북한강변에 있다. 카페를 거쳐 발코니로 가면 북한강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발코니엔 돛들이 허공을 가리며 공간을 아늑하게 감싼다. 푹신한 의자에 파묻혀 전망을 관조하다 보면 어디선가 철석이는 소리가 들린다. 물가에 물이 부딪치는 소리다. 도시의 소음과는 다르게 단조롭고 부드럽지만 의식을 깨우는 자연의소리다. 가끔씩 나타나는 수상스키와 전철이 느리게 변화하는 풍경에 모처럼 변화를 준다. 심신이 평화로운 곳이다. 작가 이정웅의 예술 세계는 극사실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바탕은 단색 대가들인 오수환, 이우환의 동양화 같은 모습을 떠오르게 하지만 붓 한자루는 털 한 오라기까지 극사실적이다. 3백호 정도로 추정되는 대작을 멀리서 봤을 때 큰 ..

FEEL/국내 여행 2021.07.14

(완주) 산속등대 그리고 오스갤러리

산속등대는 옛 제지공장을 이용하여 만든 복합문화공간이다. 미술관, 공연장, 전시실, 카페 등이 있지만 코로나 탓인 듯 카페를 제외하곤 문이 잠겨져 있다. 공장 굴뚝을 등대로 개조하고 고래 놀이터를 만들었다. 콜로세움처럼 생긴 폐수처리장으로 만든 야외 공연장이 멋있다. 서울문화비축기지처럼 전체적으로 낡은 것에 새 것을 조합하여 만든 아이디어들이 좋았다. 멀지 않은 곳에 오스갤러리가 있다. 커다란 사자개가 사람을 맞는다. 덩치는 크지만 순둥이라 한다. 길다랗게 공간배치를 한 갤러리형 카페다. 그림 관람값이 감안되었는지 의외로 커피값이 세다. 문득 예쁜 체하는 여자를 만난 듯 거리 감이 느껴졌다. 길이 익다했더니, 작년에 남부지방을 여행하다 올라오며 들렸던 아원고택으로 가는 길이였다. 완주 소양리 일대가 분위..

FEEL/국내 여행 2021.02.11

(완주) 아원고택

한 아트그룹이 완주에 만든 고택을 중심으로한 복합공간이다. 옛 고택을 이곳으로 이전하고 현대적인 노출 콘크리트 건물들을 안배했다. 크고 작은 사각 유리창만을 낸 노출 콘크리트 건물에는 전시장 겸 연주장 그리고 크고 작은 여러개의 모임실들이 있다. 단순함이 돗보이는 건축물들이다. 고택들은 모두다 개방되어져 음료를 마시며 담소할 수 있는 한국적인 공간이 되었다. 한 툇마루에 앉아 앞산 푸르름에서 불어오는 시원함을 몸으로 느끼며 커피를 마셨다. 옛 사람들의 한가함이 이런 것일까. 한옥 사이에 있는 직육면체의 노출 콘크리트 건물 벽에는 담쟁이가 무성하고 안은 어두워 보이지 않는다. 크게 낸 유리창에 거울처럼 비친 우리 모습이 재미있다. 고택 주위로 대나무 터널 숲이 있어 짧은 산책을 하기 좋다. 전체적으로 단아..

FEEL/국내 여행 2020.06.01

(보령) 성주산 자연휴양림 그리고 갱스 카페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가는 중에 대천 부근에서 보기 드문 풍경이 보였다. 고속도로 주변 산들은 대부분 고만 고만한 작은 삼각형이 나열되어져 있는 모습인데 이 산은 넓게 퍼진 형태로 다른 산 서너개를 합친 크기였다. 대천 IC에서 나와 성주산 자연 휴양림으로 향하면서 그 산이 바로 그 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성주산 자연휴양림은 편백나무 숲이 유명하다. 편백나무는 피톤치드라는 천연 항균물질를 많이 함유하고 내수성도 강해 요즘 도마 재질로 많이 사용된다. 수형은 메타세콰이어처럼 곧고 높게 자라고 상부에만 가지가 있다. 땅에는 큰 구슬 같은 열매들이 지천에 널려있다. 열매를 자세히 살펴보면 가죽조각을 이어 만든 축구공처럼 생겼다. 메타세콰이어 열매와 비슷한데 잎사귀는 닮지 않았다. 편백나무 숲에..

FEEL/국내 여행 2020.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