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국내 여행

(안동) 하회마을 + 도산서원 + 문경새재

felixwoo 2009. 5. 6. 13:26

5월 연휴에 그 동안 미루어 두었던 안동 하회마을과 문경새재를 중심으로 둘러보기로 했다. 늘상 막히는 영동고속에 들어서니 짜증이 나려 한다. 쉬어 갈 겸 들른 덕평휴게소는 한 차원 높아진 고속도로 휴게소의 모습을 보여준다. 마음도 상쾌해진다. 여주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를 타니 이제 한가하다. 문경새재 IC에서 나와 와 34번 자동차전용도로로 문경, 예천을 지난다. 예전과 다르게 주변의 시골풍경은 깨끗하고 정돈된 모습이 좋아 보인다. 도농간 격차가 많이 줄어든 듯 하다.

 

하회마을이다. 사전조사 때 하회마을 사이트에 가보니 게시판에 흠담 일색이어서 방문이 망설여졌었다. 신설된 주차장과 장터가 하회마을에서 한 1 KM 떨어져서 조성되었다. 거기에 주차비, 입장료, 셔틀버스비를 3중으로 받는데 불만이 집중되었다. 들어갈 때부터 마음에 안드니 그 다음은 물어보나마나다. 우리는 셔틀버스 대신 새로 조성된 숲 속 길로 걸어갔다. 걸을 만 했다. 입구 안내판에서 해설하는 분이 있었다. 차분한 어투로 하회마을 전체에 대한 기본지식과 무엇을 유심하게 살펴야 하는지 알려주니 유익했다.  

 

 

 

안동고택, 솟을대문이 멋있는 북촌댁을 거쳐 고불고불한 골목길을 거쳐 삼신당 신목(느티나무)에 이른다. 이곳이 마을 중심이라 한다. 소원을 적은 종이리본을 나무둘레에 쳐있는 새끼줄에 묶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 한다. 처와 아들이 소원을 적어 새끼줄에 묶는다. 유성룡 선생님의 후손이 세운 충효당을 거쳐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탈춤공연을 했다는 작천고택(탤런트 유시원씨 집)으로 갔다. 대문에 유시원씨 문패는 달려있으나 출입금지다. 벌어진 틈으로 손을 넣어 정원을 찍었다.

 

하회마을은 후손들이 지금도 생활하는 생활공간인 탓에 사랑채 공간만 공개되고 안채는 대부분 닫쳐져 있다. 용인민속촌은 각 지방별 대표적 유형의 집들을 옮겨와 전시해 논 것에 비해 하회마을은 예로부터 내려오는 풍산 유씨의 집성촌이다. 마을 전체 배치, 골목길, , 화단 하나 하나가 옛 풍치를 그대로 이기에 예사롭지 않다.  

 

 

 북촌댁 사랑채

 

 북촌댁 솟을대문

 

삼신당 가는 골목

 

 삼신당 신목

 

 충효당 뒤쪽

 

 충효당 뒤뜰

 

작천고택 정원

  

낙동강은 하회마을을 오메가 모양처럼 휘감아 돌아 흐른다.  강변에는 소나무 숲과 너른 백사장이 강을 따라 펼쳐져 있다. 강 너머에는 부용대라는 절벽이 있었다. 주말에는 나룻배가 오간단다. 차로 가려면 십 여분 정도 되돌아서 다리로 낙동강을 건너야 한다. 부용대에 오르니 하회마을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기자기한 한 폭의 그림이다. 내려오니 조그마한 화천서원이 있다.  

 

 

 만송정 솔숲

 

 부용대

 

 부용대에서 본 하회마을 

 

안동에 한국국학진흥원이 있다그곳 문화회관에서 묵기로 예약했었다. 도산서원 근처이나 안동 시내에서 11 KM 떨어진 외진 곳에 3-4층 기와지붕 구조인 본관 홍익의 집, 유교문화박물관, 목판고인 장판각 그리고 현대식 숙박시설인 문화회관이 있다. 시설이나 규모는 대형 시설물인데 이용자는 한산하다호텔식, 콘도식 숙소 등이 세련되게 잘 구비되어 있었다.

 

아침에 갑자기 건물이 종잇장처럼 흔들렸다. 후에 들으니 안동에서 진도 3.8 정도의 지진이 있었다 한다. 처음으로 경험한 지진이었지만 공포를 느끼게 하는 흔들림이었다.

 

 

 

도산서원은 퇴계(退溪) 이황(李滉, 1501-1570)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고 추모하기 위해 1574(선조 7)에 지어진 서원으로 경북 안동시 도산면(陶山面) 토계리(土溪里)에 위치하고 있다. 서원의 건축물들은 전체적으로 간결, 검소하게 꾸며졌으며 퇴계의 품격과 학문을 공부하는 선비의 자세를 잘 반영하고 있다. 도산서원은 건축물 구성면으로 볼 때 크게 도산서당과 이를 아우르는 도산서원으로 구분된다. 옛 천원짜리 앞면에 퇴계 이황과 뒷면에 도산서원 그림이 있었다.  

 

 

 

 

 도산서원

 

 도산서당 

 

 도산서당 문 

 

문경새재는 예전부터 가보고 싶었다. 서울에서 열리는 과거에 응시하려는 영남지방 선비들이 먼저 넘어야 하는 고개였다. 정신적인 시험 전에 치르는 물리적인 시험이다.

 

입구는 보이지 않는데 차들이 줄지어 서있다. 오는 날이 장날이라고 때마침 열리는 사발, 차축제로 인산인해다들어가도 차 세울 데 없으니 임시 주차장에 차를 놓고 가라는 안내원 말에 따르기로 했다. 뙤약볕을 맞으며 드라이한 찻길을 하염없이 가려니 화만 났다. 염두에 두었던 호젓한 산행이 보기 좋게 깨어져 버렸다.

 

심신이 지칠 때쯤 문경새재 제1관문인 주흘관에 다달았다. 이곳에 오고 싶었던 진짜 이유는 고시를 앞둔 아들에 대한 염원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고시 1,2차가 되려면 제1관문을 통과해 제2관문까지 가야 한다는 나만의 염원이 있었다. 이제 제2관문까지는 3 KM 라 한다. 지치고 급한 마음에 주변의 아기자기한 이야기와 경치를 볼 여유가 없이 걸음을 재촉했다. 2 KM쯤 지날 때 거치장스러운 우산을 바위 뒤에 숨겼다. 얼마를 가다 보니 검은 구름에서 비가 후득 후득 떨어지기 시작했다. 아들에게 먼저 뛰어가라 했다. 내 염원을 들은 아들도 같은 염원을 가진 듯 뛰기 시작했다. 다행스럽게도 길 모퉁이를 돌자마자 제2관문 조곡관이 나타났다. 본격적으로 비가 쏟아진다. 그래도 기분이 좋다.  

 

 

 문경새재 제1관문 (주흘관)

 

 문경새재 제2관문 (조곡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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