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 3학년 때 3반이라고 하던데. 오늘 내 사무실에 불쑥 찾아왔다. 당연히 놀랐다.
잘 모르는 동창이 그것도 목발을 한 채… 사연인즉 이렇다.
포스코에 다니다 나와서 학원 영어강사를 했단다.
다름대로 명성을 얻어 돈을 벌고 부천에 한샘 학원을 차렸단다.
외인 영어강좌가 붐을 이룰 때 수십 명의 외국인 강사들을 고용해 취업을 해주고 커미션을 챙기는 사업을 했단다.
근데 이 사업이 무자격 외국인을 고용하는 불법을 저질렀다는 협의로 입건되었다가
우여곡절 끝에 풀려났지만 사업은 망해버렸다 하네
애들은 대학생들이고 생계가 막연하여 대리운전을 하며 근근히 살다오다
사고나서 지금은 치료받고 있으나 쉬고 있을 순 없어 외판업을 한단다.
USB 를 내밀며 2만원이란다.
수치심 내지는 자존심에 상처받으며 이렇게 온 그 녀석을 보니 무척 가슴이 아펐다.
우리 나이가 되면 내 앞에 그렇게 얘기하는 녀석 상황이 얼마나 막막한 상황인지 충분히 느낄 수 있으리라.
믿고 안 믿고는 차제로 하더라도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내 자신을 보는 듯 했으니...
이렇게 그 녀석을 얘기하는 까닭은 수치를 느끼기엔 우리 나이가 젊지 않기 때문이요
시퍼런 생 앞의 현실 앞에 남아있는 것은 뭔지 모를 분노 밖에 없기 때문이다.
혹시 전화가 오거든 그 녀석을 부탁한다. 누가 홍보용으로 대량 구매하면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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