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JOY/행위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 (My Blueberry Nights, 2007)

felixwoo 2011. 3. 2. 17:28


노라 존스, 주드 로, 나탈리 포트만, 레이첼 웨이즈, 데이빗 스트라탄 / 왕가위 감독

 

애인과의 아픈 이별을 경험한 엘리자베스(노라 존스)는 죽고 싶은 심정이다. 우연히 들른 카페에서 카페 주인 제레미(주드 로)를 만난다. 누군가 말 상대가 절박하게 필요한 그녀는 그가 만든 블루베리 파이를 먹으며 자신의 실연의 상처를 이야기 한다. 그리곤 열쇠를 맡긴 채 그녀는 멀리 떠난다. 낮에는 음식 서빙, 밤에는 술 서빙으로 정신 없이 일에 매달리고 일을 찾아 떠돈다. 남친을 조금이라도 잊기 위해…

 

말 상대가 되어준 제레미에게 생활 중에 느끼는 감정을 틈틈이 적어 제레미에게 엽서를 보낸다. 실연의 아픔을 잊으려 노력하는 와중에 남들의 아픔도 보이기 시작한다.

 

이혼한 아내를 못 잊어 밤이면 술집 스탠드 구석에서 혼자서 술을 홀짝이며 만취되어 가는 경찰관. 그의 집착에 몸서리를 치며 도망치듯 이혼한 경찰관 아내(레이첼 웨이즈). 서로 좋아 결혼했지만 이제는 서로 상처만 주는 사람들이 되었다. 낙망한 경찰관은 만취한 채 차를 몰다 죽는다. 그의 죽음에 더 허망함을 느낀 경찰관 아내는 그의 술빚을 갚고 그 곳을 떠난다.

 

아버지한테서 도박을 배운 그녀(나탈리 포트만). 아버지에 반항하며 떠나온다. 도박에서 쪽박을 차지만, 엘리자베스가 차 구매를 위해 모아둔 쌈지돈으로 마지막 승부를 한다. 다시 다 잃고 엘리자베스에게 대신 자기 차를 준다. 대신 아버지가 있는 라스베가스까지 태워주는 조건으로. 가는 도중 그녀의 아버지가 죽는다.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한순간 사라지고 회한의 눈물을 흘린다.

 

엘리자베스가 떠나는 순간부터 그녀를 사랑하고 있음을 깨달은 제레미. 엘리자베스로 부터 발송지 없는 엽서를 가끔 받는다. 그녀를 찾기 위해 지역의 비슷한 업소에 수백통의 전화를 하지만 찾을 길이 없다항상 그녀의 예약석을 마련해 놓고 블루베리 케이크를 만들어 놓는다.

 

죽음, 후회, 회한에 젖는 뭇 군상들을 보며 남친 없이는 못할 것 같았던 실연의 아픔이 부질없음을 깨닫게 된다. 자신감을 회복한 엘리자베스는 제레미 카페에서 맡겼던 열쇠를 찾기 위해 다시 찾는다. 카페에는 항상 그녀를 기다리며 자리를 비워둔 예약석이 있음을 안다. 그들의 새로운 사랑이 시작된다.

 

나는 이런 류의 영화가 좋다. 사람들의 희로애락이 스며있는 진지한 얘기들. 고민 그리고 아쉽지만 죽음이 풀어주는 문제들. 사람들은 뭐가 문제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면서도 죽음이 와야만 후회하고 통한의 눈물을 흘릴까인간의 묘한 특성이다. 이런 영화는 내게 재미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