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우리꽃식물원

내가 사는 동탄신도시는 화성시 동쪽 끝이고 우리꽃식물원은 서쪽에 위치하고 있다. 시를 동서로 잇는 제대로 된 도로가 없다. 국도는 잘 정비되어 있지 않았고 넓은 도로임에도 일부 구간엔 인도도 없었다. 도로 주변은 온통 논과 아파트와 공장으로 뒤범벅이 된 부조화다. 화성시에 이사온 지 4년이 지났다. 내 생활 근거지는 시 서쪽과는 무관하여 일부러 기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  하나 동서 횡단이 상쾌하지 않아 잘 가지 않는다. 설상가상 내비게이션이 업데이트되지 않아 우리꽃식물원이 나타나지 않는다. 물어 물어 어렵게 도착했다.

 

그래도 화성시민이라 입장료를 삼천원에서 천원으로 할인해준다. 한가한 평일이지만 유치원생들로 시끄럽다. 주차장에 보니 유치원 버스 수십대가 주차해 있다. 자연탐구활동으로 좋은 교육장소인 듯 하다. 교육관을 생략하고 온실 식물원으로 갔다. 우리 산야에 사는 식물들을 모아놓았다. 들에 피는 식물, 습지에 사는 식물, 암석을 타고 자라는 식물이 자랄 수 있도록 다양한 미니 생태계를 집합시켜 놓은 게 식물원이다. 온실 속에서 계절보다 일찍 피어버린 꽃들도 있었다.

 

야외식물원에는 아직 때이른 철이라 만개 해버린 벗꽃 이외에는 화려함이 없다. 나무가지나 흙에서 조그맣게 내미는 생명의 움트림이 있을 뿐이다. 인근 야산에 전망대가 있고 그에 이르는 갈지자의 나무계단들이 조형미를 나타낸다.

 

오가는 길은 상쾌하지 않아도 식물원은 잘 만들어놨다. 가 볼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