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국내 여행

양수리 세미원

felixwoo 2011. 8. 16. 10:45

남한강과 북한강의 두 물이 만나는 곳이라는 양수리 두물머리엔 몇 번 온 적이 있다. 세미원은 두물머리와 이웃해 있다. 남한강 물줄기를 끼고 있으며 멀리 두물머리가 보인다. 세미원의 테마는 '물과 꽃이 아울어진 정원'이다.  특히 수련이 많고 강줄기를 따라 광활하게 조성된 연못에는 다양한 수생식물이 자라고 있다.

 

연꽃은 진흙탕 속에서도 믿기지 않을 정도의 고운 색과 자태로 피어난다. 내가 간 8월 중순은 연꽃이 만개하는 시기가 지난 끝물이었다. 절정을 떠올리게 하는 연밥들이 그득하고 여기저기 한두 송이 피어 있지만 그나마 방금 온 폭우에 꽃잎들이 제 틀을 유지하지 못하고 연밥을 덮고 있다. 커다란 연잎들은 방금 온 비를 머금고 있다. 연잎위에 물방울들은 기름 종이 위의 물방울처럼 둥그렇고 투명하고 영롱하다.

 

연꽃은 불교를 상징하는 꽃이다. 부처님은 설법을 하실 때에도 연꽃의 비유를 많이 들었다. 또한 선가(禪家)에서 ‘염화시중(拈花示衆)의 미소요, 이심전심(以心傳心)의 묘법(妙法)'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어느 날 영산회상(靈山會上)에서 부처님이 설법은 하시지 않고 곁의 연꽃 한 송이를 들어 대중에게 보였는데 제자 중에 가섭존자만 홀로 미소를 지었다고 한다. 이것은 마음으로 마음을 속속들이 전하는 도리로서 선종(禪宗)에서는 세 곳에서 마음 전한(三處傳心)이치라 하여 중히 여기고 있다.

연꽃이 불교의 상징적인 꽃으로 된 것은 다음 이유라 한다. 첫째, 처렴상정(處染常淨) 이다.  즉 연꽃은 깨끗한 물에서는 살지 않는다. 더럽고 추하게 보이는 물에 살지만, 그 더러움을 조금도 자신의 꽃이나 잎에는 묻히지 않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불자(佛子)가 세속에 처해 있어도 세상의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오직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아름다운 신행(信行)의 꽃을 피우는 것과 같은 것이다. 또한 보살(菩薩)이 홀로 자신의 안락을 위하여 열반(涅槃)의 경지에 머물러 있지 않고 중생의 구제를 위하여 온갖 죄업과 더러움이 있는 생사의 세계로 뛰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화과동시(花果同時)이기 때문이다. 연꽃은 꽃이 핌과 동시에 열매가 그 속에 자리를 잡는다. 이것을 ‘연밥(蓮實)'이라 하는데, 즉 꽃은 열매를 맺기 위한 수단이며 열매의 원인인 것이다. 이 꽃과 열매의 관계를 인()과 과()의 관계라 할 수 있으며 인과(因果)의 도리는 곧 부처님의 가르침인 것이다. 중생들은 이 인과의 도리를 바로 깨닫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온갖 죄악(罪惡)을 범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자신이 짓는 온갖 행위에 대한 과보(果報), 마치 연꽃 속에 들어 있는 연밥처럼, 환희 알 수 있다면 아무도 악의 씨를 뿌리려 하지 않을 것이며 죄의 꽃은 피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인과의 도리를 가장 잘 나타내고 있는 꽃이 연꽃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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