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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2000) / 장 지글러 저 / 유영미 역

felixwoo 2011. 4. 29. 14:57

유엔 식량특별조사관이 아들에게 들려주는 기아의 진실’ 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기아는 식량이 없기 때문이다. 식량이 없는 이유에는 보이는 단순한 이유들도 있지만 보이지 않는 복잡하고 이유, 숨겨진 이유도 많다. 그러기에 식량이나 돈을 준다고 그들에게 주어지지도 않을 수도 있고, 실제 많은 부분은 그렇게 자행되고 있다.

 

(현황)

심각한 기아상태와 만성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굶주리는 사람들 약 8억 5,000만명이다. 동남아시아는 인구의 18%, 아프리카는 35%, 남미는 14%다. 그 중 3/4가 농촌이고 1/4 대도시 빈민촌이다.   

 

소말리아. 국토의 대부분이 사막과 바위투성이로 경작면적이 부족하다. 군벌간의 갈등, 내전, 불안한 사회제도, 자연재해, 사회기반시설의 미정비, 인도적 지원조직의 협력 거부 등으로 국제적 지원 노력에도 지금도 국민들은 죽어가고 있다.

 

전 세계는 농촌사회의 종언과 지구규모의 도시화라는 혁명이 진행 중이며 2015년에는 전세계 인구의 60%이상이 도시에 거주할 것으로 예측된다. 도시 주변에는 정해진 일자리나 거주지가 없고, 사회보장 자격이 없는 빈민층이다. 부자들의 쓰레기는 가난한 사람들의 먹거리가 되는 곳도 있다.

 

아프리카에서 그런대로 먹고살던 나라들이 식민지가 되면서 종주국에서 쓸 작물만을 경작토록 하고 다른 생필품은 수입해서 살도록 만들었다. 해방이 되어도 이 구조는 변치 않았다. 권력층들이 대량생산 작물을 헐값에 사서 농민을 착취하는 새로운 구조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매년 약 600만 헥타르가 사막화한다. 생계형 삼림벌채는 아프리카의 사바나 지역과 중국의 스텝지역을 사막화한다. 거대한 플랜테이션, 목재 불법벌채, 화전 농사방식 등으로 지구의 허파인 숲이 파괴되고 그곳의 거주민들을 굶주림으로 내몬다.

 

인종간의 갈등, 토착자원 독점욕에 외부세력의 부추김이 내전을 일으킨다. 전쟁은 심각한 기아를 초래한다. 석유가 있는 곳은 서방세계의 주목을 받지만 그외 지역은 관심이 없다. 설상가상으로 원조된 식량은 기아를 당하는 사람들이 아니고 그런 상태로 몰아넣은 권력자들에게 들어간다. 

 

기아는 일과성으로 발생하는 ‘경제적 기아’와 장기간에 걸진 ‘구조적 기아’로 구분한다. 구조적 기아는 외부적인 재해가 아닌 그 나라의 사회구조에서 빚어진다. 기아로 인해 넘치는 난민들에게 주어진 자원(의료서비스, 식량)은 한정적이므로 살만한 사람만 선별하여 지원하는 비인간적인 행위가 일어나고 있다. 기아에 노출된 사람들 중에서 가장 약한 사람들은 아이들이다. 이들은 아직 자립하지 못하고 돌봄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긴급구호는 아주 잘 훈련된 인력이 있어야 한다. 굶주린 사람들에게 무턱대고 식량을 공급하면 위험에 빠뜨리게 된다.

 

(아이러니) 

전 세계 옥수수의 1/4을 부유한 나라들의 소가 먹고 있다. 곡물을 주어 고기를 얻는 압축식품을 만들기 때문이다.

 

수요와 공급으로 결정되지만 일부 곡물 메이저와 투기꾼에 의해 결정이 된다. 이익의 극대화는 가난한 사람에겐 고통이 배가된다.

 

유럽은 생산자에게 최저가격을 보장한다고 과잉 생산물을 폐기처분 한다.

 

뜬구름 잡는 식의 정서적인 대응보다는 기아를 초래하는 구체적 원인과 결과를 알려야 하는데   학교는 침묵하고 있다. 이상한 얘기지만 사람들은 기아의 실태를 아는 것을 부끄럽게 여긴다.

 

전쟁을 하면서 적의 항복을 받기 위해 기아를 담보로 하는 봉쇄책을 쓰기도 한다. 이 범주에는 미국의 이라크의 경제봉쇄도 포함된다. 굶주림에 지친 국민들이 봉기하여 정권을 무너뜨리길 바라는 정책이다. 다국적 기업도 사익을 해치는 기아 퇴치 국가정책에 반기를 들어 조직적으로 정책을 무력화 시킨다. 국민관리 수단으로 수용소를 지어 굶긴다. 북한이 좋은 예다.

 

(희망)

토마스 맬더스는 인구론에서 ‘질병과 배고픔은 인구를 줄여주는 자연적인 수단’ 이라고 한이래 부자와 권력자들의 자연도태설이라는 논리가 되었다. 하나 지구는 현재보다 두 배의 인구를 먹여 살릴 수 있다. 

 

부르키나파소. 젊은 혁명가 상카라는 탈중앙집권화, 철도건설사업, 인두세 페지, 토지 국유화 및 재분배로 4년 만에 자급자족과 민주적이고 정의로워졌다. 이는 정치부패에 시달리는 이웃나라에도 영향을 마쳤으나 권력자들은 반기지 않았다. 결국 상카라는 외부세력을 조정을 받은 동료에게 살해당했다. 스스로 개혁도 얼마나 어려운가를 보여준다.

 

무엇보다도 인간을 인간으로서 대하지 못하게 된 살인적인 사회구조를 근본적으로 뒤엎어야 한다. 인간의 얼굴을 버리고 사회윤리를 벗어난 시장원리주의경제(신자유주의), 폭력적인 금융자본 등이 세계를 불평등하고 비참하게 만들고 있다. 그래서 결국은 자신의 손으로 자신을 바로 세우고, 자립적인 경제를 가꾸려는 노력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무제한 이윤 추구를 하는 국제적인 금융자본, 개인이 국가보다 부유한 시대, 시장원리주의의 폐해는 무섭다. 무엇보다도 진정한 인간성의 회복이 되는 방향으로 되야 한다. 이 책을 읽으며 느낀 한마디는 ‘이 세상의 방향이 잘못되고 있다.’라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