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JOY/행위

미스 줄리 (Miss Julie, 2014)

felixwoo 2016. 1. 3. 19:17

1890년대 아일랜드. 신분계급이 엄격했던 시기였다. 남작의 딸은 하인과 어찌하다 관계를 맺는다. 격동에서 헤어난 순간 그녀는 절망한다. 앞 길이 깜깜하고 제 정신이 아니다하인의 신발에 키스하며 함께 도망가자며 애원한다. 전에 자신의 구두에 하인의 키스를 강요하던 상황과 주종이 바낀 것이다. 하지만 하인은 예전 생활을 그리며 그녀에게 자살을 권한다. 절망에 빠진 그녀는 자살한다.

 

거슬러 보면 성 문제에 있어 여성이 절대 불리했던 시절이 많았다. 사정하고 잉태하고 애를 낳는 생물학적 차이에 기인한다. 그 걸 꼬투리 잡아 여자에게 잔인하게 굴었다미스 줄리도 그렇다. 남자 하인을 경솔하게 유혹하고 시험했다. 하인이 남자로 바뀌며 감언이설에 로맨틱해진 그녀는 자신의 텃에 자신이 빠지는 꼴이 되었다. 호랑이에 물린 조련사가 되어 버렸다. 모두가 그녀가 자초했다.

 

살면서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결정을 해야 한다. 인간은 불완전하다. 그러기에 누구나 크던 작던 실수를 한다. 한번의 잘못된 결정이 인생의 파경을 초래한다면 너무 잔인하다. 더구나 이런 류의 실수는 남한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사회의 인습, 관습, 제도, 가치 등의 사회분위기가 극단적 행동을 유도한다. 단 한번의 잘못을 종말로 모는 사회는 좋다고 볼 수 없다.

 

문득 패자부활전 같은 걸 생각해 본다. 한번 사업 실패로 영원히 채무자로 살아야 하는 사람들, 한번 결혼 실패로 영원히 정신적 경제적 고통 속에서 살아야 하는 사람들. 그동안 노력하며 쌓아온 것들은 물론이고 헤어날 수 없는 수렁에 빠진 사람들. 절망한 사람에게 마지막 숨을 거두기 보다는 다시 살 만한 기회를 주는 사회가 건전하다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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