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이 시작되었지만 오늘은 맑고 무덥다. 가을 단풍든 모습이 말의 귀 같다하여 이름이 부쳐진 마이산. 19년 만에 다시 왔다. 전에는 북쪽 주차장에서 남쪽 주차장으로 내려 왔지만 이번은 남쪽 주차장에서 출발하여 다시 오는 코스로 잡았다.
남쪽 주차장 초입에는 금당사가 있다. 백제 사찰이라 하지만 근래에 불사한 듯 낡은 것이 없다. 기억 속 저수지는 아직도 그대로다. 이곳에서 보는 마이산은 영락없는 앞에서 본 말머리다.
탑사 입구에서 바라보면 마이산의 피부와 크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옛날 호수 바닥으로 여러 가지 퇴적물이 쌓인 후 융기를 하였고 풍화작용으로 외력이 바위 내부에서 팽창을 일으켜 독특한 형태의 타포니 지형을 만들었다. 마치 자갈이 노출된 오래된 콘크리트 같다. 군데 군데 폭격을 맞은 듯 움푹하게 웅덩이들이 파져있다. 밑에서 쳐다보면 바위산은 거칠고 우람하다. 압도된다.
탑사는 사찰만 보면 보잘 것 없다. 하지만 주위로 백년 전 한 노인이 평생 한돌 한돌 공들여 쌓은 돌탑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앞, 뒤에 있는 있는 금당사, 은수사보다 지금은 더 유명한 사찰이 되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생각보다 돌탑이 많지는 않았다. 처음 봤을 때는 색다른 강한 인상때문에 무척 많아 보였는데... 여기 저기 팻말과 펜스 그리고 국적불명의 조각상들. 상가들과 사찰을 담백하고 단아하게 정비하면 볼거리로 손색이 없을텐데.
탑사
은수사를 지나 지루한 나무데크 계단을 오르면 두암봉 사이다. 수마이봉과 암마이봉. 그중 암마이봉만 정상등반이 가능하다. 전에는 등산로가 가파르고 중간부터는 나무들에 매달린 로프들이 전부였었다. 9살 아들과 아내를 중간에 놔둔채 나만 정상까지 올라갔었다. 지금은 나무 데크 계단과 계단 손잡이가 끝까이 잘 설치되어 있다. 중간에 진안 전경, 수마이봉을 잘 볼 수 있는 조망대들도 있다. 더운 날씨 탓에 목마르고 무척 힘이 든다. 드디어 정상이다. 주위로 낮은 산들이 파도처럼 물결친다.
수마이봉
암마이봉 정상
수마이봉 밑둥에는 화암굴이 있다. 거기서 솟는 석간수를 마시면 애가 생긴다는 전설로 유명하다. 지금은 낙석 위험으로 통제하고 있다. 입구에 비치된 안전모를 쓰면 갈 수 있다.
화암굴
은수사는 고요하다. 도량 사찰 분위기다. 거대란 법고를 두드리니 묵직한 북소리가 마음을 평안하게 한다. 부처님께 예를 드리며 복을 빌었다. 기복신앙을 경계하던 나였지만…
은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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