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국내 여행

(구례) 산수유

felixwoo 2017. 3. 22. 23:30

같은 노란색이라도 산수유 꽃 색깔은 개나리처럼 밝지 않다. 개나리가 레몬 엘로우라면 산수유는 엘로우 오커다. 사람들에게 뛰는 희열보다는 차분함을 주는 가라앉은 노란색이다. 도심에도 산수유는 피지만 색깔도 튀지 않고 꽃도 크지 않아 몇 그루의 나무로는 그리 눈에 띠지 않는다.

 

구례 상위, 하위마을이 중심이 된 산수유마을은 온통 계곡이 노랗다. 하위마을에서 찻길을 벗어나 상위마을로 향했다. 보기에도 노인들의 손마디 처럼 굴곡이 많은 굵은 산수유 나무가 지리산의 완만한 자락을 올라가며 산재해 있다. 산수유 꽃들 사이로 난 오솔길을 걸으니 어느새 상위마을이다. 내려다 보니 층층이 겹쳐 핀 군락지의 위용이 입체적으로 잘 보인다. 상위마을은 오래 전부터 돌담이 많았다 한다. 물이 오르기 전 짙은 청색 이끼가 낀 돌담 위로 노랗게 핀 산수유가 조화롭다. 지리산이 큰 산인지라 계곡마다 물이 흐른다. 풍요롭다.

 

저수지가 있어 반영이 볼만하다는 근처 현천마을로 갔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는 마을 풍경이 따사롭다. 저수지 주위로 산수유가 별로 없어 기대엔 못 미치지만 그런대로 다른 반영들이 있다.

 

지금은 산수유 축제기간이다. 입장료도 없고 주차료도 없다. 음식과 커피를 준비해오니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현천마을 할머니들 좌판에서 은행을 샀다. 다른 곳보다 곱절은 많아 보인다. 이래저래 구례 인심이 푸근하다.


하위마을






상위마을




현천마을


현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