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사 가는 길에 있는 벚꽃 터널은 길고 풍성하다. 가로수로 조성된 벚꽃은 파리한 하얀빛으로 청명한 하늘을 덮고 있다. 꽃세상이다. 바람이 불면 꽃비가 내린다.
하늘에서 시야를 내리면 자연은 사라지고 아비규환이다. 사람과 차가 넘치는 것은 익숙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거리를 메운 장사 천막과 진열된 상품들 그리고 거기서 내뿜는 호객, 뽕짝 음악 소음의 뒤섞임. 왜 왔나 싶다.
인근에 터를 마련하여 차와 장사 천막을 없애고 사람들이 유유히 산책을 하며 벚꽃 터널을 감상하게 하면 좋으련만 정신이 없다. 좋은 풍치를 이렇게 망치고 있다니…. 아깝다.
동학사 일주문을 통과하니 사람도 한산하고 조용하다. 대신 초입의 짧은 구간을 제외하곤 벚꽃이 없다. 이곳 수종들에겐 아직 때 이른 시기인 듯 신록도 미쳐 나오지 않아 약간은 드라이하다. 사월초파일을 준비하는 연등이 대웅전 앞 뜰을 덮고 있다. 대웅전 부처님 인상이 여느 불상과 다르다. 부처님 얼굴이 대부분 타원형인데 이곳은 브이 턱이다. 오는 길목에 있는 길상암 규모도 동학사에 못지 않았다.
동학사
길상암
멀리서 금강변 신관공원이 유채꽃으로 노랗다. 가보니 만개한 튜울립, 꽃잔디 정원도 있다. 이곳에서 금강 건너로 보이는 공산성의 라인이 무척 아름답다. 성벽이 용트림을 하듯 에스 라인에 고저가 있고 요소요소에 배치된 누각 들. 구조물을 적당하게 감추고 있는 고목과 숲. 이제는 성벽도 자연이 되었다. 밖에서 보는 자태도 무척 아름답다.
금강신관공원
공산성에 오른다. 봄에는 쌍수정 주변 벚꽃이 좋다 한다. 지금은 절정이 지난 듯 대신 봄 바람이 불면 꽃잎들이 흐트러지게 휘날린다. 봄에 오는 눈이다. 이번에는 원형 산성을 반시계 방향으로 돌았다. 시계 방향으로 돌 때의 풍광이 더 아름다운 듯 하다. 그래도 언제나 아기자기하고 포근한 산성이다.
공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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