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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의 이해 / 이진성 저

felixwoo 2019. 8. 6. 18:00

모든 민족은 신화를 갖고 있다. 고대인들은 세계와 사물이 생겨나 존재하는 이유를 초자연적인 존재나 강력한 신들의 이야기를 통해 설명했다. 신화(mythe)의 어원인 뮈토스(mythos)는 모든 종류의 이야기를 가리킨다. 서사 종교 신화, 서사 모험 신화, 역사 신화, 기원 신화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신화의 이야기는 일정한 형식 속에 고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설이 가능하고, 시간과 공간에 따라 다양하고 유연하게 굴절되면서 과거의 기억을 전승한다.

 

그리스 신화의 특징은 신화의 모든 성격, 모든 특색, 모든 다양성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인간 정신의 비합리적인 모든 면모들을 이야기 속에 담아냈어 예술과도 닮았다. 유럽의 사고와 상상력의 보고로 자라를 잡았다.

 

정설만이 있는 이야기는 신화로서의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여러 가지 이설이 있어야 한다. 이설은 이야기가 전승되고 반복되면서 파생된 갖가지 사항들의 집합이자, 전승과 반복의 생생한 증거다.

 

적어도 2000년경부터 입에서 입으로 전승되기 시작하여 신화집이 갖추어지는 헬레니즘 시대에 대체로 완성되었고, 비잔틴 시대에 세부적인 손질이 가해졌다. 이렇게 증식하고 번창한 신화들의 총체를 신화학이라고 부른다.

 

창세 신화는 천지창조와 신들의 탄생에 관한 얘기로 카오스로부터 우라노스와 가이아가 생겨나고 그로부터 오케아노스, 휘페리온, 크리오스, 크로노스, 테미스 등의 신 탄생 이야기, 그리고 그들의 역할에 관한 이야기와 각종 에피소드 등으로 천지창조, 신들의 탄생, 인간 창조로 세분화될 수 있다.

 

영웅 신화는 특정한 주인공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헤라클레스의 모험, 테세우스의 모험 등 신은 아니지만 초인간적이거나 신적인 활동이기 때문에 신화로 부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기원 신화는 역사적 사실 여부를 떠나, 전승된 얘기는 사물의 깊이와 연륜을 입증하는 동시에, 이야기를 좋아하는 언어적 동물인 인간의 흥미를 끈다. 기원 설화가 없는 민족은 없다.

 

헤시오도스 창세신화에서 천지창조의 세 주역은 카오스, 가이아, 에로스다. 혼돈인 카오스의 후손은 에레보스(어둠) - 아이레스(), 뉙스() - 헤메라() 정반대인 두 가지 절대를 세워놓았다. 대지인 가이아는 스스로 우라노스를 낳고 다시 결합하여 티탄 형제와 자매를 낳는다. 사랑인 에로스는 모든 존재가 규칙적이고 효율적으로 생식하도록 돕는다. 에로스에겐 자식이 없다.

 

에로스의 강력한 유인력으로 우라노스가 가이아에게 달라붙어 번식을 막았다. 티탄형제의 막내인 크로노스가 우라노스를 거세했다. 떨어져간 우라노스는 하늘이 되었다. 티탄 크로노스는 시간의 신인 크로노스가 아니다.

 

세계를 안정적으로 지배하기까지 제우스는 많은 고난을 겪는다. 자식을 삼키는 크로노스를 피해자라 난 제우스는 아버지 지배권을 빼앗기 위해 일 꾸민다. 아버지에게 약을 먹여 삼켰던 아이들을 토해내게 했다. 제우스는 형제 중 막내지만 장성했으므로 장남 구실을 하게 된다. 아버지와 벌인 티타노마키아, 티탄과 기간테스와의 기간토마키아, 바다 괴물 튀포와의 싸움의 승리로 권력과 세대교체를 이루었다.

 

오르페우스 천지창조 계보에서는 인간은 디오뉘소스를 잡아먹은 티탄들의 재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인간에게는 디오뉘소스의 신성과 함께 티탄의 악한 요소가 내재되어 있다고 한다. 인간창조의 그리스 내 보편적인 얘기는 흙에서 직접 태어났거나 간접적으로 태어났다 한다.

 

프로메테우스 덕분에 인간들은 문명화될 수 있었다. 화가 치민 제우스는 인간들에게 새로운 실망감을 안기려 최초의 여자인간 판도라를 만들었다. 빛나고 아름다웠지만 거짓말을 하고 교태를 부렸다. 프로메테우스의 동생과 결혼하였다. 그로부터 남자들만 있던 시절의 시간과는 다른 시간이 흐르기 시작했다.

 

올림포스의 열두신은 제우스, 헤스티아, 데메테르, 헤라, 아프로디테, 아폴론, 아르테미스, 아테나, 헤르메스, 아레스, 헤파이스토스, 디오뉘소스를 통상적으로 꼽는다. 사람들에 따라 일부 신들이 포세이돈, 하데스로 대체되기도 한다.


1) 제우스 : 신들의 아버지로 불리우며 우주적 권능을 가진다. 혈통을 중시하는 그리스인들의 관습에 따라 최고의 신 제우스를 조상으로 삼기 위해 바람 피우는 신으로 만들었고, 그것을 통치권 합리화의 수단으로 활용했다.

2) 헤스타아 : 제우스의 큰 누이. 처녀 신이며 집안의 불을 관장한다.

3) 데메테르 : 제우스의 누이. 딸이 하데스 왕비(페르세포네)가 됨.

4) 헤라 : 제우스 누이. 결혼 생활의 수호 여신. 땅의 다산성 주관하는 대지의 여신.

5) 아프로디테 : 사랑과 아름다움의 여신. 보조 신들로 청춘의 여신 헤베, 조화의 여신 하르모니아, 계절의 여신 호라이 세 자매. 아들 아이네이아스가 로마인의 시조가 된다.

6) 아폴론 : 가장 아름다운 남신. 예언의 신. 치료와 정화의 신. 시와 음악의 신.

7) 아르테미스 : 아폴론의 쌍둥이 누이. 순결의 수호 여신. 사냥의 여신.

8) 아테나 : 제우스의 첫번째 아내 메티스의 딸. 전쟁과 영웅들의 여신. 승리의 여신(nike). 처녀의신.

9) 헤르메스 : 제우스의 아들. 전령의 신. 여행자아 상인의 신. 헤르메스의 지팡이.

10) 아레스 : 헤라의 아들. 전쟁과 살육의 신. 불안의 신 데이모스, 공포의 신 포보스, 불화의 여신에리스, 싸움의 여신 에뉘오가 따라 다닌다.

11) 헤파이토스 : 아프로디테의 남편. 대장장이 신.

12) 디오뉘소스 : 술의 신. 디오뉘소스의 숭배=+축제.

13) 포세이돈 : 제우스 형제. 바다와 물의 신.

14) 하데스 : 제우스의 형. 지하 세계를 관장.

 

그리스 영웅 신화에서 나오는 영웅들은 신과는 달리 출생에서 모험, 그리고 영광과 죽음에 이르기까지 파란만장하지만 일관된 여정이 있고, 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신들과는 달리 지리적 제약을 크게 받는다. 시기적으로 기원전 16세기부터 12세기까지 펼쳐진 청동기 시대인 미케네 문명기와 관계가 있다.

 

소설 형식의 영웅신화는 아르고 호 원정이야기, 테바이 이야기 군, 아트레우스 가의 이야기 군, 헤라클레스 이야기 군, 테세우스 이야기 군, 오뒤세우스의 모험담 등 여섯 개 군으로 나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