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국내 여행

안양예술공원

felixwoo 2020. 2. 11. 23:30

일영, 송추, 안양유원지. 공통점은? 내가 어릴 적 서울시민들이 즐겨 찾는 계곡들이었다. 그 당시 안양은 포도 산지로 유명했다. 안양유원지에 2005년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들을 설치하여 안양예술공원으로 재탄생시켰다.

 

계곡 하천이 얼어있다. 겨울에도 얼음을 보기 힘든 요즈음엔 그것도 구경거리다. 하천을 끼고 올라가며 작품들이 여기저기 있다. 특히 전망대가 있는 언덕에 집중적으로 설치 되어져 있다. 야외에 설치된 작품들의 특징은 대부분 공간과 빛을 활용하는 예술이다. 공간미의 하이라이트는 땅과 하늘과의 조화다.  빛의 아름다움은 재료의 투과나 반사로 표현한다. 그러기에 자연광이든 인공조명이든 빛이 있어야 한다.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나무 위의 선으로 된 집이다. 끊어질 듯 이어지는 굴곡진 긴 터널. 그러나 어둠은 없다. 빛은 온통 나무 실루엣을 그리며 쏟아져 들어온다. 자연이 곧 움직이는 그림이다. 군데 군데 거실과도 같은 공간이 나타나고 마지막엔 야외 공연장과 연결된다. 야외 공연장 객석은 요동치는 물결을 연상시킨다. 신들린 공연자와 출렁이는 관객들이 하나가 된 한바탕 엑스타시를 상상해 본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탓인지 한산하지만 태국 젊은 관광객들이 의외로 많다. 아내 말로는 이곳에서 태국 유명 연예인들이 비디오를 찍었단다. 그래서 태국 내에서는 꽤 알려진 명소라 한다. 기분 좋은 일이다. 전망대 일대를 돌면서 소음에 시달렸다. 인근 사찰에서 불경 드리는 확성기 소리다. 내가 비록 불자지만 이건 아닌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