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내전(혁명)은 헤밍웨이, 앙드레 말로 등 세계 지식인들을 불러모았다. 카탈로니아 찬가는 영국인 조지오웰의 스페인 혁명 참전기다. 그는 1937년말 의용군으로 참전하기 위해 바로셀로나로 갔다. 그는 파시스트에 대항하여 노동자들이 중심이 된 이상국가를 꿈꿨다. 처음 도착한 바로셀로나는 그랬다. 귀족과 하인, 고용주와 고용인이 없는 사회적 평등이 이루어진 듯 보였다. 의용군 내에선 장교와 사병은 있어도 같은 급여를 받고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옷을 입었다. 계급으로 불리워지지 않고 서로 동지라 부르며 지시하지도 않았다. 위계가 아니라 민주주의를 원칙으로 삼았다.
의용군은 복장도 서로 다르고 소총도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다. 그가 복무했던 아라곤 참호에서 전쟁은 거의 없었다. 단지 교착상태에서 오발로 부상자가 생길 뿐이었다. 몇 달이 지나자 바로셀로나에서 혁명적 분위기가 사라졌다는 귀환자들의 얘기가 들리기 시작했다. 민간인들이 전쟁에 관심을 잃어가고 빈부 상하의 계급이라는 일반적인 사회 현상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조지 오웰은 전선 근무 육 개월 만에 휴가를 얻어 바로셀로나에 온다. 그때 시가전이 발생한다. 그는 이 전쟁이 적과의 전쟁이 아니라 같은 편 내의 분열 전쟁임을 목격한다. 소련의 후원을 받는 공산주의는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그래서 초기엔 부르주아 공화국을 지지하기도 했다. 공산주의자는 늘 중앙 집권과 효율을 강조하지만 다양한 견해를 지닌 무정부주의자는 자유와 평등을 강조한다.
‘전쟁은 사기다.’ 병사들은 전투를 하고, 기자들은 후방에서 소리를 지르고, 진정한 애국자라는 사람은 잠깐의 선전여행을 제외하면 전선 참호 근처에도 가지 않는다. 전투가 끝나면 모든 책임이 그가 속한 통일노동당에게 전가될 것이라 예감했다. 통일노동당은 가장 약한 정당이었기 때문에 희생양이 되기에 가장 적당했다. 결국 바르셀로나 시가전은 불충한 무정부주의자들과 트로츠키주의자들이 일으킨 봉기로 표현되었다.
스페인은 잔인해도 스페인 인들은 관대하고 아량이 있다고 여겼다. 그러기에 독일이나 이탈리아 파시즘보다는 더 인간적이고 비능률적인 파시즘이 될 것이다고 생각했다.
전선으로 귀환한 후 부상을 당하여 후송된다. 그리고 통일노동당이 불법 조직으로 선언되자 제대를 결심한다. 모든 것이 바뀌었고 자신의 역할에 무력감을 느꼈다. 전사는 기대하는 바이나 맹목적이고 어리석은 악의로 혼자 내팽겨진 채 죽어 간다는 것은 무의미한 것이라 여겼다.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도 이런 의미가 아닐까?
제대증을 받자 그는 인간이 됨을 느낀다. 그동안 이념에 묻혀 안보이던 스페인의 자연, 인간, 문화들을 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전쟁의 무서움은 인간에게서 정서를 앗아간다는 말이 맞는가 보다. 도대체 누굴 위한 전쟁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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