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국내 여행

(세종) 고복자연공원 그리고 이도사유 카페

felixwoo 2020. 12. 2. 13:06

고복저수지는 물길따라 꽤 길쭉한 형상을 하고 있어 한쪽 수변에 설치된 데크는 꽤 길었다. 도시자연공원이라 사람들과 심심치않게 마주 친다. 데크 주위로 물에 잠겨 자라는 나무들이 보기 드물게 많다. 수생나무하면 맹그로브가 떠오르지만 우리나라에는 자라지않는다. 아마 저수지로 수몰된 후 살아남은 나무들이 아닌가 여겨진다. 

 

호수 위로 낮은 해의 빛을 튕기며 잔물결이 무성 영화처럼 하늘거린다. 잔잔한 물들은 주택들을 품은 낮은 산들의 부드러운 윤곽을 가볍게 반영하다 갑자기 큰 산의 어두운 그림자를 무겁게 드리우고 있다. 보이지 않는 물 속은 심층의 두려움을 자극하지만 마주 하는 것은 온통 고요와 정적뿐이다.  

 

데크 산책로지만 광장도 있고 굽어지고 가로 지르는 등 형태가 다양한데다 심심치 않게 볼거리도 있다. 잠긴 나무사이로 청둥오리, 논병아리 들이 자주 보이고, 한 곳에는 연두색 수초위에 논병아리들이 요란스럽게 바글된다. 먹이가 풍부한가 보다. 

 

이도사유 카페를 지나쳤다 다시 왔다. 앞옆으로 거대한 공장들이 보이고 한산하고 허름한 도로변에 있었다. 카페는 멋진 환경에 존재한다는 관념이 무너졌다. 유리창 하나 없는 정육면체 금속박스형 외관이다. 출입문은 거대한 성문이 열리듯 장중하게 열린다. 직사각형 유리 온실을 중심으로 주변에 담소할 벤치들을 배치했다. 파격적인 공간에 단순한 가구들이다.

 

온실 자연을 보며 느긋하게 사유를 즐기라 한다. 늘 마시는 시다모 커피 맛은 괜찮다. 문제는 사람들이 적잖이 있는데 밀폐된 공간이라 현 코로나 상황에 걱정이 앞선다. 벤치가 미학적으로 어울리지만 오래 앉아있기에 편치는 않다. 다 좋을 수 없다. (다녀온 날 : 2020.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