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의 아우구스투스 시대에 살았던 오비디우스가 들려주는 그 당시의 옛날 이야기 같다. 어떤 이는 ‘인간의 심성은 변하지 않지만 새로운 시대를 맞아 변해야 한다.’ 는 오비디우스식 용비어천가라 하기도 한다. 저술목적은 그럴지 언정 기독교가 형성되기 전에 씌어진 비기독교적인 서양 고대 인식체계를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어 서양문명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문학작품이다. 서양 중세 문화는 기독교와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다는 주장이 과장되게 들리지 않는다.
오디비우스는 신, 괴물, 사람들의 모습들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비유 함으로서 읽는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변신이야기가 다루는 로마 신화는 고유명사만 다르지 그리스 신화와 별반 다를 게 없다. 천지창조, 거신들의 전쟁, 거인들의 전쟁, 올림푸스 신들의 시대, 영웅의 시대, 인간의 시대로 이어지는 많은 이야기들은 후세 시인, 작가, 화가들의 창작에 많은 영감을 가져다주었다. 여기서 묘사된 형태에 기초하여 수많은 고전 서양화들이 그려졌고 문학에서도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의 줄거리는 ‘퓌라모스와 티스베’의 이야기와 비슷하게 느껴졌다. 기독교 성경에서 나오는 천지창조 와 인류를 멸망시키는 대홍수 이야기도 유사하다. 다른 버전의 이야기가 많다 것은 오랜 시기, 넓은 지역에서 살아날 만큼 사람들에게 흥미와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생명력이 있었다는 반증이다.
유노는 유피테르의 누이이자 아내이다. 유피테르는 많은 여신 또는 여자들을 품고 자식들을 낳는다. 많은 신들의 행위는 질투하고 변덕스럽고 제멋대로다. 인간 세상에서 일어나는 근친상간이 동물의 세상에선 문제가 되지 않 듯, 신의 윤리는 인간 것과는 다르다. 신들를 이해할 수 없는 우주, 불가항력적인 자연으로 은유했을까? 인간 종족마다 유피테르를 선조로 하는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보니 유피테르가 바람을 피울 수 밖에 없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ps) 동양의 변신이야기로 ‘산해경’을 드는 사람도 있지만 산해경은 풍물이나 지리의 기원을 단순하게 설명할 뿐 ‘변신이야기’ 처럼 씨줄과 날줄로 짜여진 스토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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