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국내 여행

(화성) 매향리 평화박물관 그리고 고온항

felixwoo 2021. 12. 29. 18:09

수렵 채집 으로 시작한 인류는 식량 생산 시대를 거쳐 진화하고 거듭 발전해왔지만 싸움을 통해 먹거리와 생명을 보존해야 하는 일은 변하지 않고 있다. 근대에 와서는 영토와 권력 욕구가 더해지고 과학기술의 비약적 발전으로 싸움은 더 험하고 파괴적이 되었다.

 

시뻘겋게 녹슬어도 무섭게 생긴 거대한 폭탄들이 푸줏간 고기들 마냥 매달려 있다. 상당한 두께의 철판들이 산산조각나며 수 많은 인명과 시설물을 파괴하리라. 바닥에는 총알들이 깔려져 있고 폭탄의 잔해로 담을 쌓았다. 폭약 대신 시멘트로 무게를 맞춘 연습용들이기에 폭탄 외피들이 온전하다.  

 

매향리 해변 앞에 있는 섬은 오랜 미공군의 사격 연습으로 두 토막이 되었다. 전투기 굉음과 폭격 위험으로 생활 터전을 잃어버린 주민들의 고통은 오랜 세월 동안 안보라는 명분 하에 눌러져 왔었다. 결국 주민들의 투쟁을 통해 미공군 사격 연습장이 폐쇄되었다.  

 

돌이켜 생각하면 이러한 주민 불만이 일어나지 않도록 정부가 사전에 사격장으로 영향을 받을 인근 지역을 충분히 매입하고 주민들을 이주시켜야 했다. 언듯 보이는 반미 구호들. 정부의 잘못 같은데 이를 설명해 줄 박물관은 굳게 잠겨져 있다.  (다녀 온 날 : 2021.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