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시간 끝 무렵인데도 많은 오토바이들이 분주히 달린다. 호텔 옆 골목을 따라 도열해 있는 주택들은 허름하지만 모습이 우리에 비해 꽤나 다양하다. 3~4층 되는 건물이지만 외연이 층마다 다르고 건물마다 다르다. 식민지 시절의 프랑스 풍이 가미된 듯 미적이다. 교통 신호등마다 대기 중인 차량들의 앞으로 항상 수많은 오토바이들이 앞장 선 모습이 특이하다. 예전에는 자전거 물결이었다고 하던데 지금은 오토바이가 대중교통 수단임이 실감이 난다.
프랑스 식민지 시절 지어진 노틀담 성당의 전면은 외관공사로 볼 수 없지만 옆면은 파리의 노틀담과 색깔만 다르고 모양은 닮았다. 옆에 있는 호치민 중앙우체국은 르네상스 건축양식으로 내부 높은 둥근아치형 천장은 에펠이 설계했다고 한다. 지금도 현역 우체국이다. 부근 호치민 통일궁은 프랑스 총독관저로 베트남 전쟁 시 월남 정부가 항복했던 곳이다. 그 당시 밀고 들어왔던 탱크들이 지상에 전시되어 있고 월남 대통령이 도피하려다 미수에 그친 헬기가 옥상에 있다.
명소엔 아오자이 차림의 멋진 여자들이 꽃다발 소품을 들고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한다. 모델이나 찍는 사람이나 전문가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여기 저기 평상복 차림의 아가씨들도 스스럼 없이 포즈를 취하는 모습이 중국 사람들과 닮았다. 물론 중국인들은 더 나아가 안하무인이지만. . .
통일궁 카페에서 쉬던 중 하늘이 흐려지며 폭우가 내린다. 카페 가에 앉았던 자리까지 빗방울이 들이친다. 열대지방의 스콜답게 세차다. 잦아들 기미가 안보여 일정을 변경하여 무이네로 출발했다.
이틀 후 다시 호치민으로 왔다. 호치민 전쟁박물관은 베트남 전쟁의 참혹함을 사진으로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베트남 전쟁에서 적이 였으나 지금은 외국 관광객 중 우리나라 사람들의 비중이 높고, 우리 기업들이 활발하게 진출하여 베트남 경제에 일조하고 있다. 국제 사회에선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는 말이 이런 경우인가 보다.
관람 도중 땅이 울렁거리며 어지럽다. 점심에 꼬치고기를 곁들인 말아먹는 국수 분짜, 얇은 빈대떡을 접어 야채를 넣은 반쎄오 와 이곳 생소한 야채를 맛있게 먹었는데 탈이 났다. 어지러워 눈을 뜨지 못하고 안정을 취하며 몇 번을 토하고 저녁을 건너뛰니 회복이 되었다. (오 개월이 지나 메이에르가 재발했다. 베트남에서 겪었던 병도 식중독이라기에는 복통이 없어 메니에르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든다.)
비텍코(BITEXCO) 타워의 49층 전망대에서 보는 호치민의 야경은 아름다웠다. 타워 인근 블록화된 시내는 에펠탑에서 내려다 본 파리 시내의 블록과 닮았다. 끝없이 펼쳐지는 어둠 속의 빛의 향연은 모든 것을 감추고 마력을 지녔다. 시청 앞 워킹 스트리트는 이곳 젊은이들의 해방구 같다. 멋지게 요란하게 아니면 특이하게 차려 입은 사람들이 개성을 과시한다. 곳곳에 다양한 공연과 퍼포먼스가 펼쳐지고 있다. (다녀 온 날 : 2022.11. 24, 26)
베트남은 역사적 흐름 끝에 정치는 공산주의를 경제는 자본주의를 취했다. 토지는 소유가 안되고 국가로 부터 임대만 가능하단다. 얼핏 듣기엔 4미터 16미터의 직사각형 토지로만... 그런 탓인지 호치민에서 무이네 가는 국도변은 2~3층의 전면이 좁은 납작한 상점과 집들로 쉼도 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수많은 상점 간판이 있지만 읽을 수 있는 영어 표기나 국제적인 브랜드상표는 보기 힘들다. 무이네 일대에서 'bia Saigon' 간판이 흔한데 현지 사이공 맥주의 선전이었다. 아직은 인프라가 부족하고 관리가 안되는 듯 곳곳에 쓰레기들이 방치되어 있다.
그나저나 예전엔 열시간 넘는 비행도 그런대로 버텼지만 이젠 고작 5 시간 비행도 고역이다. 갈 데도 많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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