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강(리장) 도심은 해발 2,400 m에 있고 옥룡설산은 5,596 m 이다.
람월곡에서 석회암 지대의 계단식 호수와 폭포를 볼 수 있다. 특유의 타콰이즈 블루에 우유 같은 탁한 빛을 내는 것은 물속에 석회가 녹아있기 때문이다. 파묵칼레처럼 생긴 계단식 폭포는 유감스럽게도 인공으로 만든 것이라 한다. 소수민족 의상을 입고 호수를 배경으로 사진을 담는 사람들이 재미 있다.
옥룡설산의 4,506 m 지점까지 가는 빙천세계 케이블카엔 긴 줄이 늘어서 있다. 붉은색 롱코트 차림의 사람들이 많다. 설산의 추위를 대비한지 못한 사람들이 이곳에서 대여 의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긴 대기 끝에 목적지에 다다르자 흘러가는 구름 사이로 정상 봉우리가 선명하게 나타났다. 탄성이 절로 나온다. 태고의 깨끗함이 이런 것일까? 순수한 청색 하늘을 바탕으로 날카로운 암석 봉우리가 위엄있게 서있다. 순백의 만년설은 감동을 극대화한다.
산에 있는 데크 계단으로 해발 백여 미터를 더 올라 갈 수 있다 한다. 아내와 나는 정신이 몽롱하고 기분이 나쁜 고산증세가 있어 내려가야 했다.
인상 여강쇼는 설산을 배경으로 야외에서 펼쳐진다. 이곳에 사는 11개 소수민족들이 고유의상들을 입고 자신들의 희로애락을 공연한다. 평탄한 무대, 전면 산악지대의 비탈길, 그리고 공연장 외곽을 도는 원형 길을 입체적으로 이용한다. 장엄한 군무와 갈지자로 갈라지며 교차하는 전면 무대, 외곽을 말을 타고 펼치는 역동적 질주. 소수민족 여인들이 노래를 부르며 관람석을 가른다.
나시족 남녀는 사랑함에도 집안의 반대로 이룰 수 없는 경우 같이 동반 자살하는 풍습이 있단다. 마을 지도자에게 미리 얘기하고 마을사람들 축복 속에서 산 속으로 들어간다. 일주일간 사랑을 나눈 후 절벽에서 떨어지던 음독을 하던 자유롭게 선택한 방법에 따라 동반자살을 한단다. 현지 가이드도 예전에 절벽에서 자살하는 걸 목격한 바가 있단다. 끔직하지만 헤아릴 수 없는 심정들이다. 이 장면도 공연에 있다. 자살을 하러 떠나는 누이를 쫓아가며 '누나'를 애타게 부르는 남동생의 장면이 가슴에 뭉클했다.
장중한 음악배경으로 장예모 감독의 연출은 빛났다. 비록 조명은 없지만 실내쇼 보다 감동이 더했다. 공연장 맨 위쪽 좌석이 설산풍경도 제대로 보이고 마음대로 일어서서 자유롭게 볼 수 있는 최상의 좌석이다.
동파교는 나시족의 종교다. 사라져가는 나시족 옛 마을의 동파교 상징물을 이곳에 모으고 ‘동파만신원’ 이란 성지를 만들었다. 우리가 들어서자 지키던 나시족 인들이 고유의 음악을 연주한다. 인디언 토템 같은 우리의 장승 같은 상징물들이 계단 양편으로 빼곡히 모셔져 있다. 계단 가운데엔 동파교의 얘기를 기다란 그림으로 설명해놨다. 나시족은 동파문자라는 고유의 상형문자도 있다. 대부분의 벽에는 뜻 모를 동파문자로 장식되어져 있다. 정상 사당을 돌아 나올 쯤 남녀 두 쌍이 손을 잡고 음악에 맞춰 민속춤을 추고 있다. 아내가 가세하여 발을 맞춘다. 조용하고 한적하니 좋다.
옥수채는 나시족 문화 발원지다. 상류 고목 나무에서 발원한 샘물이 풍성하게 흐른다. 물 흐름 사이에 작은 보들을 만들어 저류지를 만들고 월류하여 물이 흐르도록 하였다. 연못마다 잉어로 보이는 물고기들이 가득하다. 옥에 티라고 상쾌하지 못한 비린내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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