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나시족의 건축군과 맑은 호수를 볼 수 있다는 흑룡담 공원. 조금씩 비가 내린다. 맑은 날에는 호수에 설산의 반영이 아름답다지만 오늘은 흐렸다. 건축물과 호수는 그저 그렇다. 한 회랑 건물에선 장년 몇 쌍이 음악에 맞추어 춤을 즐기고 있다. 오랜만에 보는 중국다운 광경이다. 한 바퀴 둘러보고 이웃한 여강고성으로 갔다.
여강(리장)을 끼고 옥룡설산 밑 해발 2,400 m에 여강고성이 있다. 강물이 3개로 나뉘어져 마을 전체로 흘러 든다. 세계문화유산으로 거대한 전통가옥 밀집지인 이곳 모든 집 앞에 강물이 흐른다. 강물, 다리, 오래 된 거리와 집들이 어울어져 아름다운 마을을 이룬다. 광장을 중심으로 수많은 골목이 있다. 길은 오색이 나는 돌들로 깔려져 있다. 대부분 가옥은 이층이지만 일층은 하나같이 상가다. 결국 눈에 보이는 건 상점들 뿐이다. 어딘가 고즈넉한 옛 풍경이 있다고 하는데 사전 정보를 준비하지 못한게 아쉽다.
커피를 마시러 들어간 집은 화랑 카페란 간판을 달었다. 벽마다 크고 작은 유화 작품들이 전시되어져 있다. 처음에는 후지고 지저분 하게 보였지만 낡은 테이블들과 소파들이 묘한 조화를 이루며 아늑함을 준다. 이층에서 내려다 보이는 비 내리는 풍경이 물이 흐르는 개천들과 어울려 근사하다.
시 외곽에 위치한 속하고진은 옛 마방들의 출발지였다. 마방들 집결지란 명성에 맞게 이젠 관광 마차들이 즐비하다. 차마고도 박물관까지 마차로 이동하였다. 차마고도 박물관에는 당시의 흥미로운 사진과 관련 물품들이 전시되어져 있었다. 험준한 바위산에 나무를 태우고 찬물을 부어 돌을 약하게 한 후 쪼아내어 길을 내며 전진했다 한다. 도강세를 아끼기 위해 공중에 밧줄을 연결하고 사람, 말, 짐들을 매달아 건너기도 했다. 얼마나 큰 위험과 고생으로 범벅된 행군이였던 가를 실감할 수 있었다.
속하고진은 여강고성보다는 작지만 원형 보존이 잘되어 있어 보는 맛이 더하다. 가는 빗줄기가 옛스러운 운치를 더한다.
여강고성의 밤은 화려하다. 낮보다도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대부분이 젊은이들이다. 중심 광장 한편엔 싸이키 조명하에 춤추는 클럽들이 요란하다. 가다 보면 펼쳐진 우산으로 하늘을 장식한 골목이 나오기도 하고 이쁜 골목이 나타나기도 한다. 길을 잃을지 모른다는 우려에 골목 깊숙히 가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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