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
창세기 11장 1절-9절에 등장하는 탑
태초에 인간의 언어가 하나였다.
인간이 하늘에 도전하여 탑을 쌓아 올리자
신이 분노하여 인간의 언어를 혼잡 케 하고, 서로 알아듣지 못하게 하셨다.
그리고 그들을 거기에서 온 땅으로 흩어 버리시고 그 사이에 혼돈과 단절을 만들었다.
그곳의 이름을 바벨이라 하였다.
모로코 사막에서 울려 퍼진 한 발의 총성!
모든 사건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아이를 잃고 실의에 빠진 아내를 위로하기 위해
모로코로 여행 온 미국인 부부 리처드 (브래드 피트)와 수잔 (케이트 블란챗).
아들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리처드의 두 아이들을 데리고
멕시코 국경을 넘는 유모 아멜리아.
사격솜씨를 뽐내려 조준한 외국인 투어버스에 총알이 명중하면서
비밀을 가지게 된 모로코의 유세프와 아흐메드 형제.
엄마의 자살 이후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청각장애 여고생 치에코에게
어느 날 한 형사가 찾아온다.
모로코, 산티에고, 도쿄, 멕시코의 네 지역에서 일어나는 네가지 에피소드로 영화는 시작된다. 모로코의 양치기 소년은 자신의 총 솜씨를 뽐내기 위해 멀리서 움직이는 버스를 겨냥한다. 철부쟁이들의 한방은 미국인 관광객에게 총살을 입힌다.
누구의 잘못인가? 양치기 소년의 철없는 행동인가?
철모르는 얘들에게 총을 맡긴 아버지인가?
그들에게 총을 판 사냥꾼 인가?
사냥 후 사냥꾼에게 선물로 준 일본인인가?
모로코로 사냥을 가게한 일본인 아내의 자살인가?
아니면 미국인부부의 모로코 여행인가? 애들을 돌보는 보모 탓인가?
보모가 없었으면 미국인 부부가 여행을 못 갔을테니까....
무관하게 진행되던 모로코, 산티에고, 도쿄, 멕시코 사건들이 시간과 공간으로 서로 연결되어져 간다.
알카이다를 테러 주범으로 규정한 정치상황으로 인해 미국인 관광객들이 이슬람계들인 모로코 마을에 머물자 혼란스럽고 공포에 떤다. 단절 혼돈. 청각장애인 일본 여고생은 어머니의 자살로 인한 충격과 혼란으로 아버지와 단절된 삶을 산다. 미국과 멕시코 국경선은 단절의 극명한 상징이다. 그것을 넘고자 하는 자와 못 넘게 하는 자간의 치열한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일상사로 일어난다. 잡아도 못 잡아도 비극을 낳는다. 혼돈과 분열의 시대다.
원인이 있기에 결과가 있다. 이것이 있기에 저것이 있고 이것이 멸하므로 저것이 멸한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연결되어져 있다. 그러기에 너와 내가 따로 구별되지 않고 모두 하나다. 부처님은 깨달음을 얻으신 후 설파한 연기론이다. 성경에서는 에덴동산에서 선악과를 따먹어 그 후손인 인류는 모두가 죄인이라 한다. 원죄론이다. 어느 것이든 공동의 책임을 강조한다.
이 영화의 메세지는 현대의 혼돈과 단절의 상징적인 사건을 들어 현대에서 재현되는 바벨을 보여주려 한 듯하다. 하지만 내게는 온 우주가 하나로 연결된 불가의 우주관이 먼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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