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국내 여행

SRT 그리고 부산

felixwoo 2016. 11. 16. 18:52

SRT (Super Rapid Train) 개통을 앞두고 무료시승을 했다. 내가 탄 동탄역은 역사의 개념을 바꾼다. 지상에는 지하입구 캐노피가 전부다. 모든 것이 지하에 있고 열차 타는 곳은 지하 6층이다. 아직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열차 타는 곳은 스크린도어가 설치되어 마치 지하철을 타는 기분이다. 신형열차의 쾌적함을 만끽했다. 2시간 20분만에 부산역에 도착했다.



 

이번 부산여행은 시티투어로 했다. 몇 개의 투어 노선중 만디버스를 탔다. 만디는 부산말로 산중턱을 뜻한다. 가파르고 좁은 산복도로를 가는 탓에 중형버스다.

 

영도 다리를 건너면 흰여울 문화마을 아래로 절영해안산책로가 있다. 탓 트인 바다엔 우리나라 제일의 항구 도시답게 무수히 많은 큰 배들이 정착해 있다. 장관이다. 푸른 바다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햇살을 눈부시고 기온도 온 곳보다 10여도 높은 탓에 덥다. 바다 반대편 절개지 위로 올려다 보이는 집들이 운치 있다. 아내 말로는 카프리 같단다.

 

절영해안산책로



송도 해수욕장은 아담하다. 모래사장 끝편에 거북섬이 있고 이를 중심으로 구름산책로를 만들었다. 유연한 선형 다리에서 해수욕장과 또 다른 풍경의 바다를 감상한다. 다리 밑으로 투명창을 내어 바다 위를 가는 기분을 조금은 들게 한다. 


송도구름산책로




송도해수욕장


버스가 산복도로를 달린다. 부산은 지형상 해안가에 산들이 있어 평지가 거의 없다. 그런 탓에 구도심은 산중턱까지 주거지들이 빽빽하게 지어져 있다. 피난시절부터 지어진 허름한 집들이 닥지닥지 붙어 있다. 좁은 골목길은 미로처럼 연결되어져 있다. 이곳을 문화마을 이라는 독특한 재생 프로그램으로 치장했다. 벽화을 그리고 소품가게를 꾸몄다. 조망대와 포토존도 마련해 놨다. 골목 길로 조금만 내려가면 팍팍하고 구차한 삶들이 그대로 노출된다. 가끔 보이는 주민과 시선을 피한다. 그들도 심드렁하다. 의외로 관광객들로 붐빈다. 중국인 관광객이 많다. 한국판 마추피추라는 설명은 오버라는 생각이 들었다.


감천문화마을








국제시장이 넓어지고 변한 탓에 부산이 고향인 아내가 먹자골목을 헤맨다. 어렵게 찾아 새로운 경험을 해볼 양으로 노상 좌판에 앉았다. 이곳 별미인 당면국수, 충무김밥, 순대를 먹었다     


국제시장 먹자골목


점보버스 투어로 갈아 탔다. 태종대는 몇 번 봤고 시간도 없어 태종대 초입에 있는 감지자갈마당으로 갔다. 해안가는 지저분하고 볼 것 없지만 바다의 석양풍경은 일품이다.


태종대 감지자갈마당



오륙도는 어슴푸레 어둠이 깔리고 있었다. 스카이워크가 폐문을 알리고 있다. 급하게 달려가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오륙도와 멀리 보이는 밤바다를 감상했다.


오륙도




 

부산 야경은 바다, 항구, 도시, 산들이 어울어져 입체적이다. 깜깜한 바다을 배경으로 선박들이 내뿜는 빛. 부두에 도열해 있는 하역시설과 알록달록한  컨테이너 더미들을 비추는 조명건물 윤곽을 빛으로 장식한 건물들이 해안곡선을 따라 도미노 게임 블록처럼 줄지어 서있다. 거대한 산등성이 산동네에서 점점이 피어나는 반딧불같은 불빛은 성탄절 장식처럼 지상을 덮고 있다. 바다와 도시를 가로 지르는 긴 교량과 구불거리며 도로가 바다와 뭍을 어지럽게 휘젓고 다닌다. 놀이동산의 청룡열차를 밤에 탄 기분이랄까. 어찌보면 골 때리게 복잡하고 어찌보면 환상적이다.




부산시티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