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로 홍콩섬에서 마카오항까지 한 시간이다. 이것도 조만간 육로로 바뀐다. 다리가 생기기 때문이다. 홍콩과 마카오는 같은 중국 땅임에도 여권이 있어야 한다. 배가 출항하자 선실 TV에서 싸이 음악 비데오가 나온다. 처음 듣는 곡인데 나중 확인해 보니 싸이의 최신 곡이다. 마카오를 배경으로 찍었는데 싸이만이 할 수 있는 몸 동작과 B급 스토리가 경쾌하다. 마카오에 도착하면 다시 나온다. 아마 항해 시작과 끝의 시그널인가 보다. 마카오는 면적이 작아 차로 삼십분 반경에 모든 게 다 있다 한다.
성바울 성당. 세 번의 화재로 석재로 만들어진 성당 전면만 남아있다. 동서양 문화가 혼재된 동물 부조와 한자가 새겨져 있다. 뒤로는 주춧돌과 지하무덤 등이 원 자리에 보관되어져 있다. 앞으로 는 구 도심과 멀리 연꽃모양의 리스보아 카지노가 보인다. 홍콩에서 고층건물에 질린 탓인지 시야가 트인 낮은 건물들이 정답게 보인다.
성바울성당
지하 무덤
육포, 비스켓 거리를 지나면 포르투갈 총독부가 있었던 세나도 광장이다. 도로 포장은 포르투갈 문화를 상징하는 ‘깔사다(Calsada)’ 다. 각종 문양을 작은 대리석 돌조각으로 촘촘히 깔아 만든다. 넓은 광장은 물결무늬, 보도는 물결무늬에 게, 조개 등의 문양을 섞어 만들었다. 아름답고 걷기에 편안하다.
도심지 골목에 위치한 아파트는 낡아 보인다. 기후 탓에 그렇다는데 그래도 홍콩만큼 집값이 높단다. 그 돈으로 더 쾌적하게 살 수 있는 곳들이 세계에 널렸는데… 인간도 뿌리 없이는 살 수 없나 보다.
세나도 광장
마카오 타워에서 보는 마카오는 아름답다. 섬, 육지, 바다가 적절하게 배치되어져 부드럽게 맞물려있다. 긴 다리들은 섬, 육지, 바다를 실로 꿰듯 우아한 곡선으로 연결하고 있다.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아찔함의 재미를 더한다. 어둠이 내려져 마카오 시내의 야경이 서서히 빛을 내고 있다. 발 밑 투명창으로 오가는 차들이 개미만하게 보인다.
마카오 타워
카지노 단지는 아직도 건설 중이었다. 그 중 베네치아 카지노에 갔다. 로비는 눈부신 조명하에 호화찬란하다. 사람들의 마음을 들뜨게 하여 지갑을 열게 하려는 상술의 극치가 아닐까? 일층에 대규모 카지노가 있고 이층에 상가들이 있다. 라스베가스도 그렇지만 카지노마다 환타스틱한 볼거리를 만들어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이층에 올라서는 순간 감탄사가 나온다. 쾌청한 푸른 하늘에 엷은 흰 구름이 한가롭게 떠 있는 인공 하늘이다. 지금은 밤인데 낮인 듯한 착각에 빠져든다. 포석정 수로처럼 구불구불하게 수로를 만들어 놓고 베네치아처럼 곤돌리에가 노래를 부르며 곤돌라를 젓는다. 수로 변에는 베네치아 건축물을 모방한 상점 건물들이 둘러 싸고 있다. 하지만 베네치아의 중후한 낡음은 흉내내지는 못했다.
마카오 카지오 산업이 미국 라스베가스 카지노 매출을 몇 년 전부터 추월했다 한다. 중국인들의 사행심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아직도 부족한 사람들이 많은 세상에 이런 류의 사치 권장 및 도박 문화가 필요한 것일까? 적절한 삶에 만족하지 못하는 인간의 사치심과 탐욕이 너무나 큰 탓인가?
베네치아 카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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