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섬 미들레벨 에스컬레이터를 탔다. 센트럴에서 언덕 중턱까지 20 여개의 구간별 에스컬레이터가 연결된 세계 최장의 에스컬레이터다. 중간 중간 할리우드거리, 소호거리 와 교차된다.
후텁지근한 날씨, 하늘을 가려버린 빽빽하게 들어선 고층아파트, 근접한 낡은 건물과 구식 가게들. 따스한 낭만보다는 답답함과 삶의 구질함이 먼저 느껴진다. 골동품 가게가 많다는 할리우드 거리에는 골동품가게가 별로 없다. 소호 거리를 거닌다. 세련된 가게들이 많지만 하나같이 작다. 벽화가 가끔 보이고 어낌없이 젊은이들이 몰려있다.
홍콩은 쇼핑과 음식으로 대변되는 젊은이들의 로망이다. 그래서 홍콩 문화는 외부에 있지 않고 안에 있을지 모른다. 이런 문화를 즐기기엔 내 느낌이 무거운가 별로 감흥이 나지 않는다. 허름함과 화려함만이 존재하는 도시. 중간이 없는 도시. 뭔가 이질스럽고 자연스럽지 않다.
미들레벨 에스칼레이터
미들레벨 에스칼레이터 종점
소호거리
홍콩섬 남부의 해안도로를 달린다. 언덕에 만든 좁고 구불구불한 도로다. 중간에 모래사장이 있는 조그만 해수욕장이 나타난다. 휴일을 맞아 사람들이 북적인다. 폭이 좁고 길지않은 인공 모래사장에 작은 텐트들이 다닥다닥 붙었다. 한쪽에는 작은 바베큐장이 옹색하게 있다. 더 가면 리펄스베이다. 고급주택가를 끼고 있는 해수욕장이다.
스탠리는 이곳에 처음 발을 디딘 영국사람 이름이란다. 스탠리해변에는 특징 없는 재래 상가와 더불어 쇼핑몰, 다양한 음식점들이 있다.
스탠리 해변
홍공섬에서 가장 높은 언덕이 빅토리아 피크다. 이곳에서 홍콩섬 마천루의 뒷면과 구룡반도 해변을 조망한다. 피크트램을 타고 하산했다.
빅토리아 피크
몽콕 야시장은 동대문시장 같은 곳이다. 화장품 거리, 운동화 거리, 잡화 거리 등 다양한 전문상가들이 있다. 홍콩은 무역으로 먹고 사는 도시다. 물건 대부분 수입품이고 면세란다. 자신들이 만드는 상품이 없다 보니 특징이 없기도 하다.
생 망고 주스를 마시며 유유자족하며 구경했지만 땡기는 물건이 없다. 너무 많이 땡기면 안타깝지만 없으면 재미가 없다.
몽콕 야시장
구룡반도 남쪽 해안에 있는 침사추이에는 공공시설물, 고급 쇼핑몰, 고급 호텔들이 많다. 홍콩섬의 멋진 야경도 이곳에서 본다. 홍콩예술박물관 계단엔 많은 사람들이 앉아 담소를 즐긴다. 내부에는 식당 몇 개가 있다. 분위기 좋은 식당에서 간단한 식사를 했다. 가격은 저렴했는데 현금만 된다 하여 일순 당황했다.
1881 헤리티지
침사추이
어둠이 내리고 있다. 낮 분위기와는 다른 정경이다. 시계탑은 할로겐 조명으로 더욱 고상하게 보인다. 바다 너머 홍콩섬 마천루의 조명이 선명해 진다. 8시 ‘심포니 오브 라이트’ 란 조명쇼가 드디어 시작됐다. 해변 관람스탠드에서 나오는 음악소리에 맞춰 마천루 옥상에선 레이저빔이 밤하늘을 가른다. 바다 위에 반영된 마천루의 조명은 잔 물결 따라 새로운 빛의 형상을 만들어 내다. 하늘, 땅, 바다가 협연하는 빛의 향연이다.
심포니 오브 라이트
홍콩은 인구에 비해 땅이 부족하여 평면보다는 수직 공간을 이용하는 3차원 도시로 개발했다. 고층 주거아파트가 산 중턱까지 세워져 있어 시야는 어디서나 건물에 막힌다. 도심 프리웨이 때문인지 빌딩 사이는 육교로 연결되어져 보도를 대신한다. 지하철을 비롯한 지하공간은 건물 로비처럼 현대적이고 깨끗하다. 지상은 각종 콘크리트 시설물이 촘촘히 엮여져 맨 땅을 볼 수 없다.
임대료가 높은 탓인지 개인 상점들은 대부분 작다. 도심 내 어딜 가나 사람으로 붐빈다. 집값은 턱없이 높은데 길가에서 보이는 고층 아파트 집들은 대부분 작고 옹색하다. 그런데도 소득은 높다니 빈부의 차가 심한가 보다.
많은 이들이 홍콩에 열광한다.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미래 도시적 느낌 때문일까. 아니면 전세계 의 모든 상품들을 면세로 살 수 있고 국제적인 다양한 음식들을 먹고 즐기게 하는 포만감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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