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문화역 서울 284 와 커피사회

옛 서울역사는 근대 건축물이다. 이를 개조하여 ‘문화역 서울 284’ 란 기억하기도 부르기도 힘든 전시관을 만들었다.

 

근현대 생활문화에 스며든 커피문화의 변천사를 조영해 본 ‘커피사회’ 란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내게 근대란 기억하지 못하는 어린 시절과 아스란히 기억하는 시절이 합해진 시대다. 커피 문화, 다방과 찻집에 관한 동시대 얘기다. 가장 인상적인 전시는 방에 원두를 흙처럼 깔아놓은 룸이다. 커다란 창문과 커튼이 쳐진 공간에 푹신한 다인용 가죽소파만 덩그러니 놓여져 있다. 공기가 스며드는 공간엔 커피 향으로 꽉 차 있다. 바닥엔 원두콩만이 보인다. 취각, 시각이 온통 커피로 물들여진다.  전시회는 산만하고 뭘 말하려 하는 지 와닿지 않는다.

 

전시회보다도 서울역사의 고풍스런 건축물이 더욱 끌린다. 계단, 높은 천정과 문양, 샹드리에, 석조 기둥, 목재 문, 아치형 창, 목재 장식 그리고 금속 장식물  등 모든 것이 고풍스럽다. 건축 당시의 건축 재료와 장식물을 전시해 놓은 공간은 생물 해부실처럼 신비하다.

 

서울역을 나서면 ‘서울로’가 있다. 밤 풍경이 더 아름답다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