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도 천 번 말하면 사실이 된다고 했던 나치의 선전부장 괴벨스로 인해 선전은 거짓 조작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주고 있다. 반면에 선전의 순화된 단어인 ‘홍보’는 알린다는 긍정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렇게 선전은 이중적인 모습을 지니고 있다. 혹하는 사람의 심리가 없다면 선전이란 무용지물이겠지만 여하튼 사람의 본성은 그렇지 못하다. 여기에 선전의 필요성과 유용성이 있다. 버네이스가 쓴 홍보산업의 핵심 매뉴얼로 오래된 저서지만 세상살이의 근본은 변하지 않았는지 낡아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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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의 관행과 의견을 조작하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중요한 요소이다. 사회의 이 보이지 않는 메커니즘을 조작하는 사람들이 국가의 권력을 진정으로 지배하는 ‘보이지 않는 정부’를 이룬다.
집단화와 제휴라는 상호교류 구조는 민주주의가 집단사고를 조작하고 대중의 생각을 단순화해온 방식이다.
대중의 생각을 조정함으로써 대중의 힘을 소수가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게 가능해졌다. 어떤 생각을 널리 유포하는 메커니즘이 바로 선전이다. 군집성향, 권위에 대한 복종, 경쟁의식 등의 조작을 통해 널리 호응을 얻을 수 있다.
개인의 생각을 분명하게 말하고 의회를 움직이도록 조직적으로 노력을 하지 않으면 법령의 형태를 띠게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보이지 않는 정부는 소수의 손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그 이유는 대중의 의식과 습관을 지배하는 사회 기구를 조종하는데 들어가는 비용 때문이다.
어느 조직을 막론하고 여론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현실이 PR이라는 직업을 부상케 했다.
부정직한 선전 의뢰는 거부하고 의뢰인과의 거래는 솔직해야 한다. 대중을 바보로 만들거나 속이는 일을 해서는 안된다.
집단 심리는 사고 활동을 하지 않고 충동, 습관, 감정이 자리한다. 유능한 선전가가 되려면 당사자들이 제시하는 동기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행동 이면에 숨어 있는 진짜 동기를 파악해야 한다.
‘민심은 천심이다’라는 신조는 선출된 사람들을 유권자의 눈치나 보는 하인으로 전락시키는 경향이 있다. 지도자는 때로는 전사, 독재자가 될 수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선출되려면 유권자의 비위를 맞추어야 한다. 이런 현실 속에서 지도력을 발휘하려면 선전을 활용하는 길 밖에 없다. 나는 국민을 따라야 한다. 그런 내가 과연 국민의 지도자인가? (벤저민 디즈레일리)
작금의 정치는 인물에 중점을 둔다. 정당, 정강, 외교 정책이 후보자의 개성이라는 막연한 기준에 따라 대중에게 팔리기도 하고 퇴짜맞기도 한다.
정치인에게 중요한 것은 대중의 비위를 맞추는 기술이 아니라 대중을 흔들 수 있는 능력이다.
선전이 성공을 거두려면 먼저 목표를 설정한 뒤 대중에 대한 정확한 지식과 대중을 움직일 수 있는 환경 조성을 통해 목표를 달성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선전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현명한 사람일수록 선전은 생산적인 목표를 달성하고 무질서를 바로 잡는 데 필요한 현대적 도구라는 점을 직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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