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읽기

저주토끼 (2022) / 정보라 소설집

felixwoo 2022. 8. 27. 13:13

저주토끼는 단편 소설집이다. 박완서 단편소설은 따뜻하고 뭉클한 동시대의 감성을 건드리지만 대부분의 현대 단편소설들은 재미없고 난해하고 이해하기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반면에 정보라 단편 소설들은 특이하지만 흥미롭고 대체로 재미있다. 그레고르가 어느 날 아침 벌레로 변해버리는 카프카의 환상문학을 연상케 한다. 누군가 잠긴 현관문을 열고 들어왔다. 모르는 사람이다. 이런 류의 초현실적이고 상식을 허무는 상황들이 긴장감을 준다.

 

특히 ‘안녕 내 사랑’은 다가올 미래의 SF 소재지만 섬세하고 치밀하고 그려 안 그럴 거라고 말할 수 없게 한다. 다른 이야기들도 뻔해보이는 세상살이에 섬뜩하고 무거운 그림자를 드리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