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아래로 낮게 보이리라 여긴 바다가 떠있다. 이건 순 내 착각이었다. 바다는 그저 수평으로 있을 뿐이다. 스르렁 거리는 바다는 내 속을 스멀거리게 한다. 뭍에 익숙해진 몸은 기반이 움직이는 바다가 불편하다. 거부할 수 없는 움직임, 에너지, 기, 힘. 뭐라 부르든 끝 없는 곳에서 울렁이며 오는 거대한 파도는 언제나 두려움을 준다.
나와는 다르게 파도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을 위한 해변이기에 서피비치다. 철 지난 바닷가에는 시설들이 뒤집혀 있거나 묶여져 있다. 하지만 적막감이 있는 해변은 한가해서 좋다. 어떤 이는 번잡함을 찾고 어떤 이는 조용함을 찾으니 정답처럼 보여도 정답 없는 게 삶이다.
휴휴암은 초입부터 번잡했다. 왼쪽 해변으로 있는 기다란 바위가 마치 해수관음상이 누워 있는 듯 하단다. 기독교에서 성자가 현현하여 성지가 되듯 불가에서는 이곳이 성지인 듯하다. 넓다란 바위에는 마치 아메바 형상처럼 구멍들이 패여 있고 파도는 거칠게 바위들과 부딪치며 물보라를 내고 있다. 우측 구릉지엔 개성있는 고승들이 지혜관세음보살을 둘러싸고 있다.
명소치곤 너무 산만하다. 둘쑥날쑥한 사유지와 얽혀 펜스와 경고문들이 눈과 머리를 어지럽힌다. 팔진번뇌를 쉬어 가기에는 주위가 복잡하다. 단순하게 조성했으면 좋겠다. (다녀 온 날 : 2022.10.24)
'FEEL > 국내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천) 시몬스 테라스 (0) | 2022.12.22 |
---|---|
(평택) 소풍 정원, 바람새 마을 그리고 카페 메인 스트리트 (0) | 2022.11.12 |
(강릉) 바다부채길 (0) | 2022.09.15 |
(태안) 파도리 해식동굴 그리고 커피 인터뷰 카페 (0) | 2022.08.25 |
(안산) 카페 빈솔트 그리고 (화성) 궁평항 (0) | 2022.08.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