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와 권리에 관한 논의를 좋은 삶에 대한 논의에서 분리하려는 시도는 잘못이다. 본질적인 도덕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정의와 권리의 문제를 결정할 수 없고, 설령 그럴 수 있다 해도 바람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의로운 사회는 단순히 공리를 극대화하거나 선택의 자유를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만들 수 없다. 좋은 삶의 의미를 함께 고민하고, 으레 생기게 마련인 이견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문화를 가꾸어야 한다.
정의는 올바른 분배만의 문제가 아니라 올바른 가치 측정의 문제이기도 하다. 미덕을 키우고 공동선을 고민하는 것이다.
빈부의 격차가 지나치면 민주 시민에게 요구되는 연대 의식을 약화시킨다. 결국 불평등은 공리나 합의에 미치는 영향과는 별개로 시민의 미덕을 좀먹는다.
부자와 가난한 사람이 모두 아이를 보내고 싶어하는 공립학교, 상류층 통근자를 끌어들일 대중교통 체계, 그리고 보건소, 운동장, 공원, 체력단련장, 도서관, 박물관처럼 사람들을 닫힌 공동체에서 민주 시민이 공유하는 장소로 모이게 하는 시설 등 시민의 삶을 개선하는 중요한 기반 시설에 투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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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안 엔리케스는 윤리도 시간이 흐르거나 기술발전에 따라 변한다고 했다. 그 예로 미국을 세운 아버지들이 노예제를 찬성한 사람들이었다는 점을 들었다. 윤리(도덕) 문제와 정의는 불가분의 관계다. 그렇다면 정의도 시간이 흐르거나 기술발전에 따라 달라진다는 얘기다.
고기는 싶을수록 맛이라던가 이 책이 그런 책이다. 십여 년전에 읽었지만 다시 읽어보니 이해가 안되 그냥 넘어갔거나 중요성을 놓친 중요한 부분이 너무 많았다. 밑줄을 긋다보니 너무 많아 정리할 엄두가 나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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