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이 지난 그제 EBS 명화극장에서 상영했다. 맛깔스럽게 풀어나간 노인 로맨스다. 줄거리를 일부 인용한다.
작가인 멜빈 유달(잭 니콜슨)은 결벽증과 편집증에 시달리는 독설가다. 그는 거리의 보도 블럭 선을 밟지 않고 걸으며, 늘 같은 식당, 같은 자리에서 늘 같은 음식을, 자신이 갖고 다니는 숟가락으로 먹는다. 그 지독한 편집증은 자신이 음식점에 갔을 때, 자신이 늘 앉던 자리에 앉아있던 손님을 쫓아내는 소동을 벌이는 정도에 이른다.
유달은 그 식당의 웨이트리스인 캐롤(헬렌 헌트)에게 관심이 있지만, 그녀는 그에게 냉담하기만 하다. 하지만 유달이 천식을 앓는 그녀의 아들에게 의사를 소개시켜주는 등의 친절을 보이자 캐롤도 점차 마음을 연다.
한편 유달의 옆집에 사는 동성연애자인 화가 사이먼(그렉 키니어)은 누드 모델 일당에게 강도를 당해 엉망이 된다. 때문에 부득이하게 유달의 도움을 받게 되는데, 이들의 관계도 처음에는 엉망진창이었지만, 점차 친해지고, 급기야는 오랜 동안 부모와의 관계를 끊어왔던 사이먼이 부모를 찾아가는 여행에 유달과 캐롤이 동참하게 되는데...
여행 중 캐롤은 유달이 연인으로 적극적으로 나오길 기대하지만 유달은 소극적이고 조심스럽기만하다. 여행은 서로의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한채 싱겁게 끝났다.
사랑한다 함은 자신을 내세우거나 고집하기보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이해 속에서 나온다. 부유한 작가로서 혼자 생활에 익숙한 괴팍스럽고 고집 센 노신사. 생활에 찌들었지만 활기차고 아들을 적극적으로 보호하려는 중년 이혼녀 엄마. 서로 다른 배경과 성격을 가진 커플이 서로의 방식으로 다가가며 길들여 지는 모습이 무척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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