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읽기 116

아버지 (1996) / 김정현 저

사연이 없는 사람은 없다. 늦게 인지한 말기 암으로 시한부 삶을 앞둔 한 아버지를 그렸다. 아버지이기에 가족이 있고 친구도 있고, 인간이기에 모든 감정이 있다. 엘리트 공무원이지만 한직에 머물며 충실하지만 의욕을 없는 반복된 일상을 살아간다. 습관적으로 직장과 집을 오가지만 가족에게는 이미 돈 버는 기계가 되버리고 집안 살림과 딸, 아들의 양육은 아내가 도맡아 한다. 그러다 암을 발견하고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가족에게 이 사실을 숨기고 가족들이 살아 갈 현실적인 대책을 궁리하고 정리하면서 아내, 대학생 딸과 사사건건 꼬이기 시작한다. 오해, 분노, 괴로움 그리고 외로움 등이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들을 짓누른다. 서로가 각자의 입장에서 변명과 설움을 토해내는 데만 몰두할 뿐이다. --..

FEEL/읽기 2024.01.05

MZ세대, 우리의미래 (2023) / 소치영 저

힘에 의한 세계질서는 갈수록 더욱 심화되어 왔다. 우리나라의 지정학상 위치는 건국 역사 이래로 강대국의 세력 각축장이 되어 왔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나라가 힘이 없던 나라에서 선진국 반열에 섰다는 점이다. 지금도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치체제는 복잡하고 미해결 과제들이 여전하다. 직접적으로 한미 관계, 한중 관계, 한일 관계, 남북한 관계에서 간접적으로는 미중 관계, 중북, 북미 관계 등에서 나오는 힘의 대결과 갈등이 한반도를 위협하고 있다.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 북한 등 주변 국가들과 우리간에 벌어진 역사적 사건들을 잘 요약 설명하여 현재의 국제 정세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또한 MZ세대의 어려움도 알게 되었다. 내 시절에는 열심히 일하면 잘 살게 되었던 시대였지만 MZ세대는 그것이..

FEEL/읽기 2023.11.28

정의란 무엇인가 (2009) / 마이클 샌델 저 / 이창신 역

정의와 권리에 관한 논의를 좋은 삶에 대한 논의에서 분리하려는 시도는 잘못이다. 본질적인 도덕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정의와 권리의 문제를 결정할 수 없고, 설령 그럴 수 있다 해도 바람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의로운 사회는 단순히 공리를 극대화하거나 선택의 자유를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만들 수 없다. 좋은 삶의 의미를 함께 고민하고, 으레 생기게 마련인 이견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문화를 가꾸어야 한다. 정의는 올바른 분배만의 문제가 아니라 올바른 가치 측정의 문제이기도 하다. 미덕을 키우고 공동선을 고민하는 것이다. 빈부의 격차가 지나치면 민주 시민에게 요구되는 연대 의식을 약화시킨다. 결국 불평등은 공리나 합의에 미치는 영향과는 별개로 시민의 미덕을 좀먹는다. 부자와 가난한 사람이 모두 아이를 보내고..

FEEL/읽기 2023.11.25

보이지 않는 것들의 물리학 (2015) / 이순철 저

물리학에서 다루는 보이지 않는 힘에는 네가지가 있다. 중력, 전자기력, 강력, 약력이다. 강력은 매우 강력한 힘으로 원자의 핵안에서 쿼크, 중성자, 양성자 사이에 작용하는 힘이다. 핵발전, 원자폭탄과 관련되는 힘이다. 약력은 중성자가 양성자로 바뀔 때 관여하는 힘이다. 약력은 미약해서 평생 느껴볼 기회가 없다. 잘 아는 중력은 무게를 느끼게 하는 힘이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많은 현상은 전자기력에 의해 결정된다. 중력이나 전자기력은 빛의 속도로 전달된다. 어떤 질량이나 전하가 있을 때, 그 자신의 전기장이나 중력장을 온 우주에 빛의 속도로 쫙 펼친다. 우주 공간에는 장을 형성할 수 있는 입자들이 많기에 중력장, 전기장, 자기장이 사방팔방으로 퍼져 있다. 전기장의 변화로 자기장이 만들어지고 자기장..

FEEL/읽기 2023.08.26

아버지의 해방일지 (2022) / 정지아

빨갱이를 아버지로 둔 외동 딸이 치르는 아버지의 장례 일지다. 편기르기가 엄중하던 시절를 보낸 사람들은 빨갱이라는 단어의 무서움을 안다. 우리나라가 사회주의를 금기하고 한번 사회주의자였던 사람은 다시는 세상으로 복귀할 수 없도록 막았기 때문이다. 비근한 예로 가까운 친지 중에 빨갱이가 있으면 육사 또는 정보기관을 가지 못했다. 피로 연결된 사람들에게 연좌제의 고리를 씌어 평생 그를 원망하게 만들었다. 무척 잔인했던 시절이었다. 어머니에게 사회주의란 여자도 공부를 할 수 있는 세상, 가난한 자도 인간 대접받는 세상이었다. 일본 패망 시절 철도원으로 입사한 뒤 노조에 가입한 아버지는 동창생에 이끌려 사회주의자가 되었다. 빨치산끼리 속엣말이라도 하며 살라고 부모의 은사가 둘을 맺어줬다. 아버지의 십팔번인 '긍..

FEEL/읽기 2023.08.19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1984) / 밀란 쿤데라 저 / 이재룡 역

파르메니데스는 가벼운 것은 긍적적이고 무거움은 부정적이라했다. 묵직함은 끔직한 것이고, 가벼움은 아름다운 것일까? 그의 말이 맞을까? 모든 모순 중에서 무거운 것 - 가벼운 것의 모순이 가장 신비롭고 가장 미묘한 모순이다. 사람이 무엇을 희구해야 하는가를 안다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 왜나하면 사람은 한 번밖에 살지 못하고 전생과 현생을 비교하여 후생을 수정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독일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한번은 중요치 않다. 한번 뿐인 것은 없었던 것과 같다. 한번만 산다는 것은 전혀 살지 않는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 짧은 간격을 두고 여자를 만날 수도 있지만 3번 이상은 안되고 수년 동안 한 여자를 만날수 있지만 3주 이상의 간격을 한다는 토마스의 바람기 원칙은 가벼움이다. 여섯 개의 우연으로 ..

FEEL/읽기 2023.08.06

고요한 돈강 (1928 - 1940) / 미하일 숄로호프 저 / 장문평 역

선택해야만 하는 러시아 혁명 상황 속에서 자기의 갈 길을 발견하지 못한 채 백군과 적군 사이를 몇 번이고 방황하다가 결국 파멸하지 않을 수 없었던 돈 강변의 코사크 청년 그레고르 메레코프와 유부녀 아크시냐와의 비극적인 사랑을 이야기의 주제로 하여, 역사의 폭풍 속에 말려든 인간의 운명들을 여러 가지로 묘사하였다. 지주를 배척하고 모든 노동자의 평등을 외치는 볼세비키는 땅이 있는 농민에게는 적이었고 그들 치하에서 행해지는 살인 처단은 전 권력과 다를 바 없었다. 공산당이 된 코사크들과 역사적으로 어렵게 일군 자기 땅을 지키려는 코사크들 간에 혁명과 반혁명 전쟁이 일어난다. 외세와의 싸움은 애국심을 유발하지만 내전은 모두의 마음을 황폐하게 한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은 우리민족도 625전쟁을 통해 겪어 대부분..

FEEL/읽기 2023.07.13

픽션들 (1944) /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저 / 송병선 역

한 동양 철학자가 노자의 첫 구절인 ‘도가도 비상도’ 를 가지고 몇 시간을 강의하는 걸 본 적이 있다. 그 글귀가 노자사상의 핵심이고 나머지는 해설에 불과한 듯이 얘기했다. 얼마전 유튜브에서 한 문학교수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십여 쪽 단편소설 ‘바벨의 도서관’의 첫 페이지를 가지고 몇 시간에 걸쳐 강의를 했다. 한번도 접한 적이 없는 보르헤스의 작품 세계를 들여다보고 싶은 호기심이 생겼다. 인내심을 가지고 보르헤스의 단편집 ‘픽션들’ 을 완독은 했으나 현실과 허구의 미로를 헤매는 느낌이었다. 재미도 없고 뭔 소리인지… 푸코 같은 프랑스 철학자나 저명한 문인, 예술가들에게는 커다란 영감을 주었다지만 일반 독자들이 이해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남의 얘기를 빌린다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

FEEL/읽기 2023.02.07

더블린 사람들 (1914) / 제임스 조이스 저 / 이종일 역

제임스 조이스의 ‘더블린 사람들’은 영국 식민지배하에 있던 더블린 사람들을 그린 십여 개의 단편 소설집이다. 가난함, 비굴함, 민족의식 등이 교차했던 동 시대의 아일랜드인들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더블린를 밝고 활발하고 건전하기보다는 대체로 어둡고 무기력하고 타락한 모습으로 묘사한다. 참된 예술가라면 민족의 허영심에 영합하고 비위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모욕적일 만큼의 비판을 가함으로써 조국을 잠에서 깨어나 ‘정신적 해방’ 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이라고 조이스는 여겼기 때문이다. 더블린을 가보지 않아도 더블린 시가를 머릿속에 훤히 재현해 낼 수 있을 정도로 더블린 시의 온갖 풍경과 건물과 시가 등을 실제 그대로 폭넓게 묘사했다. 이런 자연주의적 창작 태도는 더블린 시민들의 삶의 모습과 온갖 역사와 사실에까..

FEEL/읽기 2023.01.07

마지막 몰입 : 나를 넘어서는 힘 (2021) / 짐 퀵 저 / 김미정 역

많은 사람들이 모르진 않지만 실천하지 않고 잊고 산다. 자기 계발서들은 이를 깨우고 거기에 나름 실용적인 요령도 제안한다. 얼마 전 수강했던 강사의 열정어린 모습에 감명을 받았는데 그녀가 이 책을 추천했다. 그녀가 뭘 감명 받았는지가 궁금해졌다. ------------- 지금까지 쌓아온 자신의 모습, 능력, 인생에 대한 신념에서 벗어나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자신의 내면을 깊게 들여다보자. 자신의 한계 의식은 마인드셋(사고방식), 동기, 방법 중 하나 이상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한계를 벗어나고 싶으면 이를 제거하거나 교체해야 한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디지털 홍수, 디지털 주의산만, 디지털 치매, 디지털 추론에서 벗어나길 원한다. 정보의 홍수는 우리를 쉴 수 없게 만들고, 온라인을 떠날 때가 없기 때문..

FEEL/읽기 2022.12.13